중국 경기 회복세·美 대선 변수에 '상고하저' 전망 나와
이창용 "상황 다시 점검해야…금리인하 시점 말하기 어렵다"
이창용 "상황 다시 점검해야…금리인하 시점 말하기 어렵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3.8% 증가한 562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증가율은 작년 10월(4.9%) 증가세로 전환해 7개월째 '플러스'다.
특히 반도체(56.1%)가 업황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이 반영되면서 6개월 연속 두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해 '반도체 원맨쇼'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실제 수출 성적은 국내총생산(GDP)를 크게 끌어올린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1년 전 대비 3.4% 성장했는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3.1%포인트(p)에 달했다. 수입 감소를 반영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3.9%p로 GDP 성장률을 뛰어넘는 반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4%p로 그쳤다.
전 분기 대비로는 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했고, 순수출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6%p, 0.7%p로 집계됐다.
수출 성장률 전망은 더 희망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2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0.4%p 높이면서 올해 수출 증가율을 5.5%로 예측하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수출 상승세가 현재 내수에 반영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정책금리가 인하될 경우 그 효과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내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관건은 수출의 '상고하저' 흐름과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상반기까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이 4분기 들어 회복하기 시작한 양상을 고려하면 올해는 하반기엔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꺾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분기 기준으로 수출 증가율은 작년 1분기 -12.8%, 2분기 -12.0%로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나타내다가 3분기 -9.7%를 기록한 뒤 4분기 5.7%로 증가 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최근 "수출 증가율이 이번 분기(2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면서 하반기 수출 모멘텀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수출 증가세 지속 여부에는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대중 수출, 미국 대선 등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한다면 기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투자가 이어질 것이고 부품과 원자재 동반 수출도 계속될 것"이라며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관망세로 접어들어 대미 수출 둔화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1분기 GDP 서프라이즈 이유를 아직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인데다 며칠 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갈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 올 수도 있냐 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언급해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부분도 중요 변수다.
이 총재는 "작년에 1.4%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1분기 1.3% 성장은 1년간 성장한 것을 한 분기에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수출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다"며 "GDP 전망치 상향은 기술적으로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얼마를 올릴지가 문제다. 우리가 뭘 놓쳤는지, 영향이 일시적인지 등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23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GDP와 물가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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