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방한한 주앙 마누엘 곤살베스 로렌쑤 앙골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투자, 조선,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수준을 높여가기로 했다.
한국과 앙골라 사이에 23년 만의 양자 방한이 성사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우호 협력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왔다. 1995년 한국은 유엔 평화유지단의 일원으로 공병대를 파견해 앙골라의 재건을 지원한 바 있다"며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그간 한국 기업들은 앙골라의 주요 시설 건설에도 참여하고, 또 한국 조선소에서 제작한 선박들이 앙골라의 석유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앙골라의 역점 사업인 신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협력 관계가 확대되고 있다"며 "앙골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다.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경제 발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양국 간 상호보완 요소를 지적했다.
로렌쑤 대통령은 "양국은 지난 31년 동안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무수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잠재적으로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은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발전을 이룬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함께 배워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로렌쑤 대통령은 또한 6월에 예정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전 세계적인 안보상황에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로렌쑤 대통령은 "세계 곳곳에서 많은 분쟁들이 일어나고 있는 굉장히 어려운 시국이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에 있어서 여러 가지 안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분쟁은 국제 공조를 통해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한반도에서도) 이같은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같은 국민 간에 소통을 통해서 잘 해결해 나가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와 얼마 전에 일어난 중동 문제 등을 함께 완화하고 해결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앙골라는 아프리카의 주요 산유국으로, 다이아몬드, 철광석 등 광물 매장량도 풍부하다. 앙골라는 현재 아프리카연합(AU) 제1부의장국,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의장국, 대호수지역국제회의(ICGLR) 의장국, 아프리카·카리브·태평양국가기구(OACPS) 의장국을 수임하며 남부 아프리카의 정치·안보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풍부한 자원과 발전 잠재력을 보유한 앙골라와의 경제 협력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며 "앙골라와의 관계 증진뿐 아니라 이를 통한 한-아프리카 협력 수준도 제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이날 윤 대통령과 로렌쑤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설립 △보건 분야 협력 △인적교류 협력 △경찰 협력 등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지난 29일 체결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앙골라민간투자수출진흥청(AIPEX) 간 협력 MOU까지 총 5개 분야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로렌쑤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국제적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철저히 이행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공조해야 한다고 공감대를 가졌다"면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여건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앙골라 확대 정상회담에서 주앙 로렌쑤 앙골라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앙 로렌쑤 앙골라 대통령과 한·앙골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