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설계자
리사 크론 지음/홍한결 옮김/부키 펴냄
리사 크론 지음/홍한결 옮김/부키 펴냄
![[논실실의 서가] 시선 잡아끄는 건 美文 아닌 스토리](http://contents.dt.co.kr/images/202306/2023062102102369660001[1].jpg "[논실실의 서가] 시선 잡아끄는 건 美文 아닌 스토리")
저자는 실증적 자료를 통해 글이 시선을 잡아끌려면 문장을 잘 꾸미려 하는 것보다 어떤 얘기를 구체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더 신경을 쓰라고 권한다. 글쓰기 안내서는 수백 수천 종 있겠지만, 이 책은 스토리 그것도 알맹이에 천착한 글 작법서다. 첨삭지도 하듯 스토리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쳐내가며 '좋은 글' 안내를 한다.
저자는 스토리 컨설턴트다. 할리우드에서 다년간 스토리 컨설팅을 했다. 현재는 대학에서 작가 프로그램 강사로 근무 중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잘못 알고 있다고 한다. 특히 픽션을 창작하는 작가들조차 스토리를 플롯의 하위개념으로 생각한다는 것. 그러나 저자는 결정적 분수령은 바로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스토리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구체성을 결여한 겉핥기 스토리로는 독자의 마음을 끌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흥미진진한 플롯, 아름다운 문장, 기발한 구조 등 겉으로 보이는 것이 스토리라고 착각한다. 중요한 건 스토리의 겉이 아닌 코어, 즉 '속 이야기'다. 플롯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주인공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때문에 주인공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 '내적 투쟁'이 잘 그려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1억부가 넘게 팔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예로 든다.
대박난 이 작품을 두고 아름답다거나 잘 썼다는 평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글은 지지리도 못 썼는데,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엔 글의 질이 아닌 '뭔가'가 있는 게 틀림없다. 그건 바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스토리'다. 저자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서정적인 문체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잘 쓴 문장이나 시적인 표현으로 독자를 매료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포장지를 선물로 착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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