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A "中 공급망 의존도 저하
역내 투자 확대 필요성" 골자
"당장 적용하기엔 시기상조"
역내 투자 확대 필요성" 골자
"당장 적용하기엔 시기상조"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EU 핵심원자재법은 중국 등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속가능한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전략적 원자재를 EU 역내에서 10%를 생산하고 40%를 가공해야 하며, 15%를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니켈,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료로 뽑아낸 원료가 채광과 정제 과정을 거친 원료보다 비싸다고 입을 모은다. 폐배터리 재활용 비율이 정해지면 할 수밖에 없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폐배터리 자체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의 보급과 이에 따른 전기차 폐차량 확대와 직접 연결돼 있는데, 올해 기준 국내의 폐배터리 수는 2355개에 불과하다.
전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를 봐도 SNE리서치 기준 2030년에 411만대 수준이다. 2040년에는 4227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EU가 내건 폐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맞추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가속화라고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예상만큼 전기차 대수가 국내외 모두 커지지 않고 있다"며 "폐배터리 분해해 유럽에서 부족한 광물을 확보해 자체 조달한다면 당연히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EU의 비율도 맞출 수 있겠지만 폐배터리가 부족한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느린 전기차 전환 속도뿐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이 짧게는 10년이고, 길게는 15년 정도인 것도 영향을 미친다. 폐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 수량이 배터리 신규 생산 물량을 역전하는 2030년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확산 속도와 배터리 수량까지 고려하면 멀쩡한 전기차까지 분해해야 할 판"이라며 "CRMA가 아직은 초안이고,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은 가야 하는 길이지만 여러 환경요인들이 현재 15%를 지금 맞추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CRMA 초안은 집행위를 비롯해 유럽 의회와 EU 27개 국가로 구성되는 이사회 간 3자 협의를 거쳐 확정되는 만큼 입법까지는 약 1~2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둘러싸고 싼 내부 분열도 격화 중이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EU의 2035년까지 탄소배출을 중립화하는 계획을 지지하는 반면 독일은 내연기관 차를 아직 옹호하는 상황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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