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牝鷄之晨 <빈계지신>](http://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0302102369660001[1].jpg "[古典여담] 牝鷄之晨 <빈계지신>")
폭정을 일삼는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면서 한 말이다. 주왕은 애첩 달기의 치마폭에 싸여 주색으로 세월을 보냈다. 달기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호화로운 궁궐을 지어 백성들의 원성을 샀다. 무왕은 주왕의 폭정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은나라의 백성들을 구제한다는 명분으로 주왕을 토벌할 결심을 한다. 제후들까지 무왕을 거들었다.
무왕은 주왕 징벌에 나서면서 병사들에게 "옛 사람이 이르길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는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법이다"(古人有言曰 牝鷄無晨 牝鷄之晨 惟家之索)라고 말한다. 여기서 암탉은 달기를 가리킨다. 옛사람들은 새벽에 암탉이 울면 불길하다고 여겼다. 흉조(凶兆)로 보았다.
이런 관념이 전래되며 빈계지신, 즉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미신이 자리잡았다. 사회로 확장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여겼다. 오늘날 '암탉이 울면'은 '여자가 나대면'으로 바뀌었다. 여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면, 또는 여자가 지도력을 발휘하면 집안이나 사회조직, 나라가 안 좋게 된다는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아무런 과학적 실증적 근거도 없는 주술적 속언(俗言)이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는 여자가 나서야 풀리는 일이 많다. 제도적으로는 남녀 성차별이 사라졌다. 아직 관습적 차별이 없지 않지만,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남성보다 높은 분야도 적잖다. 한마디로 '여권'이란 말은 이제 사전 속에서나 찾아봐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바람직하고 옳은 방향이다.
이런 기류를 타고 현대판 빈계지신이 요청된다. 암탉이 울어야 집안과 나라가 흥한다는 말이다. 여성이 주도권을 쥔 초저출산 문제를 여성이 나서서 좀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산이야말로 여성이 '나대야' 풀 수 있는 국가적 과제다. 여성들이여, 초저출산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대어주시길'.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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