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0%·미국 7.1%서 주춤세
금리 0.25·0.5%P 추가인상 예상
내년초 랠리 뒤 연 3∼4%대 전망
1월 한·미 금리차 1.25%P 유력
금리 0.25·0.5%P 추가인상 예상
내년초 랠리 뒤 연 3∼4%대 전망
1월 한·미 금리차 1.25%P 유력
![[주춤하는 물가] 한풀 꺾인 韓·美 소비자물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눈치게임](http://contents.dt.co.kr/images/202212/2022121502100363066001[1].jpg "[주춤하는 물가] 한풀 꺾인 韓·美 소비자물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눈치게임")
치솟던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진정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고점(5.0% 이상)이 다소 내려갈 가능성에 기대를 품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폭을 낮춰나간다면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긴축 속도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던 한국은행도 같이 속도를 늦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둔화로 금리인상 속도조절 여지 생겨=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 올랐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7.3%)를 밑돌았다. 여전히 높은 7%대이지만 9월까지 8%를 넘었던 상승률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10월만 해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했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여지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는 내년 2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기준금리가 연 4.75∼5.0%(0.5%포인트 인상)를 기록할 가능성이 51.0%로 4.5∼4.75%(35.1%)보다 높았지만, CPI 발표 이후 4.5∼4.75%(0.5%포인트 인상) 가능성(53.6%)이 4.75∼5.0%(40.4%)를 앞질렀다.
내년 3월 기준금리가 연 4.75∼5.0%를 기록할 가능성은 전날 39.3%에서 47.6%로 올라간 반면 5.0%∼5.25% 전망은 41.3%에서 24.8%로 내려갔다. 3월 금리가 4.5∼4.75%에 머물 것으로 보는 전망도 9.2%에서 24.3%로 뛰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내년 초 2차례 FOMC 회의에서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이번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하거나, 3월 동결 후 5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와 비둘기 '끝나지 않은 전쟁'=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금리 고점 수준 등을 두고 연준 내부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와 매파(통화긴축 선호) 간 논쟁이 격화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코스카는 "오늘 CPI 발표에 따라 비둘기 진영에서 가능한 한 빨리 0.25%포인트로 인상 속도를 늦추자고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낮아지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13~14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차단하겠지만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금리가 연 5.0%에 그칠 것이지만 연준이 5%대의 높은 금리를 적어도 내년까지는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나왔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대 물가 상승률 자체는 달갑지 않다"며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고 내년 2∼3월 0.25%포인트씩 올려 최종금리 5.0%로 긴축을 마무리하더라도 내년 내 인하를 선택하기보다 그 금리 수준을 상당 시간 유지하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게 되면 물가 안정은 다시 멀어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물가지표 데이터는 유가 하락에 기댄 부분이 컸다"면서 "그러나 현 70달러 수준의 유가는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여서 향후 미국의 전략비축유 저장 및 중국 리오프닝 전개로 유가가 반등한다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국내의 인플레이션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한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 이는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앞으로 통화 긴축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12월 FOMC 결과 발표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내년 기준금리 인상 폭은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낮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 한은 역시 부담을 덜 수 있다. 한은도 내년 1월 개최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고 해도 당장 1월까지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1.25%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 1.50%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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