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과 레고랜드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며 업황이 악화하자 구조조정에 나서는 증권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업계와 당국이 공동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증권사들의 숨통이 트일지는 의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 영업 부서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했다. 지난 9월부터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임원의 월 급여 가운데 20%의 지급이 유보되고, 지원 부문과 영업 부문의 업무추진비도 각각 30%, 20% 삭감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10억원 정도의 자금도 못돌려서 낭패를 볼 뻔 한 중소 증권사도 있었다"면서 "내년도 어렵다는 전망에 돈 버는 부서가 아닌 백오피스와 리서치센터 등을 일단 줄이고 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제2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로 알려진 종합금융투자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을 24일 가동했다. 우선 매입 대상은 'A2' 등급의 PF ABCP로 증권사별 매입 한도는 2000억 원 규모다. 이번에 우선 매입을 신청한 곳은 중소형사 5곳으로 주관사인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2938억원 물량을 전액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종합금융투자사 9곳에도 한국증권금융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증권금융은 3조원 규모로 조성한 '증권사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중소형사뿐만 아니라 대형사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최근 수요 조사에 나섰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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