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환영만찬에서 미국 국가(國歌)가 연주될 당시 가슴에 손을 올리고 경례를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이 외교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탓에 발생한 단순 '실수'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국민의례 준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 바이든 대통령의 SNS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인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사진 3장과 함께 "한국과의 동맹을 재활성화(revitalize)시키는 것은 내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라는 글을 게재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과 한국 국군 의장대를 양국 정상이 함께 사열하는 장면, 한미 정상 만찬 국민의례 장면 등 3장이다.
논란이 된 사진은 만찬 장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가진 정상 만찬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가슴에 손을 올려 경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 옆에 서 있는 윤 대통령도 함께 '가슴에 손'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박병석 국회의장은 차렷 자세로 성조기를 향해 서있지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경례는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국기법이나 시행령에는 외국 국가가 나올 때나 외국 국기에 경례를 하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외교적으로 타국 국가나 국기에는 경례를 하지 않고 차렷 자세 등으로 경의를 표하는 게 통상적인 외교 관례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당시 박 의장과 같이 차렷 자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방한했을 당시 환영만찬에서 미국 국가가 흐를 때 '가슴에 손' 경례를 하지 않고 차렷 자세를 했다.
이 때문에 일국의 대통령이 타국의 국가가 나올 때 경례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로 의전상 결례라고 할 수 없다"며 "의전을 철저히 준수하는 군(軍) 행사의 경우 양국 국가 연주 시 전 과정에서 경례를 유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행정안전부 '대한민국 국기법'과 정부의전편람을 보더라도 상대방 국가 연주 시 예를 표하는 데 대한 어떠한 제한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SNS 계정 갈무리
지난 2017년 11월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부부 환영만찬의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