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결정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를 무기로 경제 공격에 나설 경우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일 발표한 '우리나라 중간재 대외의존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50.2%를 기록했다. 이는 총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의미다. 전체 중간재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3%로 G7 국가 중 가장 높았다.
G7의 경우 중간재 수입 비중이 영국 46.9%, 이탈리아 46.2%, 독일 44.1%, 프랑스 43.3%, 캐나다 43.0%, 일본 40.8%, 미국 38.3% 등이었다. 이 가운데 대중국 수입 비중은 일본 21.1%, 미국 13.3%, 캐나다 10.3%, 독일 8.0%, 이탈리아 7.3%, 영국 6.4%, 프랑스 5.2%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우리나라는 2010년 중국에 대한 수입 비중이 19.4%였는데 10년 만에 8.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같은 기간 21.0%에서 12.8%로 8.2%포인트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G7 국가들의 중국 의존도는 10년간 평균 0.8%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경총 관계자는 "해외에서 중간재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내 산업이 주요 경쟁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 요소수 사태, 봉쇄조치와 같은 중국발 리스크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총수입에서 '산업용 원자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30.2%로 G7 국가 중 영국(33.3%), 이탈리아(31.7%)보다는 낮고 독일(26.2%), 프랑스(25.0%) 등 5개국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전체 산업용 원자재 수입에서의 중국 비중은 33.4%로 G7국가 중 가장 높았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중에서는 반도체·자동차 등 핵심 수출 산업과 2차전지 등의 미래 산업 관련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2차전지 핵심재료인 리튬, 코발트, 니켈의 1차 가공을 거친 화합물 1위 생산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IPEF 가입으로 중국 정부가 갑작스런 정책 변화에 나설 경우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수출규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이 우리나라의 높은 자국 중간재 의존도를 무기 삼아 우리 경제를 공격할 우려가 상존한다고 경총은 전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 21일 우리 정부가 공식 발표한 IPEF 가입은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의 측면에서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높은 중간재 수입 중국의존도를 고려해 만일의 상황을 위한 대응방안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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