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4차 대유행과 백신](http://contents.dt.co.kr/images/202107/2021073002102269660002[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4차 대유행과 백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의 문제이다. 그 동안 정부는 9900만 명 분의 백신을 확보했기 때문에 백신 물량은 충분하다고 강조해 왔고 특히 3분기인 7, 8, 9월에 도입 물량만 8000만 회분으로 4000만 명이 2번씩 접종할 수 있는 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7월 중에 최소한 2, 3000만 회분은 도입되었어야 하는데 현실은 물량부족으로 인해 6월 20일부터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득이하게 2차 접종을 1차 접종과 다른 백신으로 교차 접종하기도 했다.
교차접종이 더 효과가 좋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근거로 인용된 데이터가 매우 빈약하기 때문에 WHO도 교차접종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전체 도입 물량 4000만 회 분 중에서 5, 6월에만 2080만 회분이 도입된다는 모더나 백신은 현재까지 소량만 들어오고 있다.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매달 도입 예정인 백신 분량만이라도 공개해야 되는데 정부는 제약회사와의 비밀 유지 조항만을 내세우고 있다. 오히려 여당 대표가 다음 주에 130만 ~ 140만 회분이 들어오는 것을 포함하여 8월 중에 850만회 분이 들어온다고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 접종이 중요한 이유는 통계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델타변이에 대해 아스트라 백신은 60%, 화이자는 88% 정도의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백신을 맞고도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들도 접종을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중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10% 미만이고 사망률은 그보다 더 낮다. 따라서 백신 접종만으로도 델타변이를 어느 정도는 차단할 수 있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4차 대유행과 백신](http://contents.dt.co.kr/images/202107/2021073002102269660002[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4차 대유행과 백신")
그리고 대부분의 접종이 60세 이상의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고령층이 중환자로 발전하여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타당한 조치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직업적으로 많은 사람을 접하거나 청해부대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접종 역시 중요하다. 따라서 지금처럼 나이만을 위주로 접종하는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견디기 힘든 무더위가 지속되는 동안은 바이러스 역시 생존이 힘들어 전파력이 떨어지게 된다. 많은 선진국들이 서둘러서 상반기에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는 이유도 집단면역으로 확진자 수를 대폭 줄인 다음 무더운 여름에 다시 한번 환자 수를 줄여서 가을을 맞이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가장 강력한 대유행을 4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맞이하고 있다. 만일 접종이 예정대로 안된 상태로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을 맞이한다면 그 때 발생할 대유행은 상상조차 하기 두렵다. 따라서 더 이상 정부의 접종계획에 차질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결론은 명확하다. 이제라도 시기별로 도입이 가능한 백신의 양을 투명하게 밝히고 우선 접종 순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제약회사와의 비밀조항을 강조하지만 정부도 그 동안 필요할 때에는 도입시기를 밝혔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거듭 강조하지만 충분한 양의 백신을 적기에 들여오며 그 도입시기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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