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을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씨가 주 120시간 근무 허용을 주장하고 나섰다"며 "일주일 내내 잠도 없이 5일을 꼬박 일해야 120시간이고, 아침 7시부터 일만 하다가, 밤 1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7일 내내 계속한다 해도 119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오래 일한다"며 "OECD 국가 중 세번째로 노동시간이 길고, 세계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이나 더 일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 정부가 도입한 주 52시간제는 노동자의 희생과 장시간 노동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방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다짐"이라며 "청계천에서 스러져간 여공들, 이에 절규하던 청년 전태일의 뜻을 문재인 정부가 이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말을 하기 전에 현실을 제대로 보고 생각을 다듬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이 발언의 뜻을 왜곡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주 120시간 근로' 발언을 한 배경을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2주 전 청년 스타트업 행사에 갔다가 애로사항을 물어보니 '주52시간 근무를 하니까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했다"면서 "분기 또는 6개월 단위로 평균 52시간 근무를 (변경)해,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직종은 노사 간 합의를 통해 변경할 수 있는 예외를 뒀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근로자에게 자기 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기업에만 좋은 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좋은 경우에 예외를 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19일 공개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주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했다"면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타트업체에서 열린 대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