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20일 열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노사 간 치열한 물밑 싸움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올해 첫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대립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첫 회의부터 노동계가 "공익위원 전원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위원 선정을 둘러싼 신경전이 더해져 충돌이 예상된다.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첫 전원회의는 위원교체를 해야 하는 회의"라며 "사실상 11대 최저임금위원들의 마지막 회의이고, 공익위원 8명을 강력하게 교체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국장은 "경기가 돌려면 일정수준 이상의 임금이 보장돼야 한다"며 "지금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면 임금을 통해 소득을 보전할 수 없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구 생계비를 명문화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정상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경영계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너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종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선임위원은 "올해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열악한 중소기업 경영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들의 부담이 더 커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 불가와 함께 최저임금 구분 적용도 주장할 방침이다. 업종별, 지역별, 기업규모별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일률 인상으로 업종 간 최저임금 편차가 20%포인트에 달해 심각한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구분적용과 지역별 구분적용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로 가장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소상공인과 저숙련 노동자들"이라면서 "고용 충격과 경기가 나쁜 상황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K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최저임금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고용 충격을 줄이면서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 차별 적용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