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형태로 솔루션 제공 사업 안정성 높여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혁신… VR·AR 시대 개막 앞당길 듯
공간적 제약 없애고 원격서 공유·협업하는 구조로 변화할 것"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혁신… VR·AR 시대 개막 앞당길 듯
공간적 제약 없애고 원격서 공유·협업하는 구조로 변화할 것"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클라우드 접목… 미래형 UI로 생동감 있는 언택트 세상 열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2012/2020121602100531650001[1].jpg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클라우드 접목… 미래형 UI로 생동감 있는 언택트 세상 열 것\"")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22. 어세룡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대표
"지금부터가 인스웨이브시스템즈 2부입니다. 19년간 웹의 유연성과 확장을 기업 업무와 서비스에 심어 왔다면, 이제 UI·UX의 지평을 컴퓨터 너머의 세상으로 확장해 또 한 번의 기술진화를 이끌겠습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한 공유 오피스에서 만난 어세룡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대표의 얼굴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컴퓨터와 스마트폰, 텍스트와 그래픽에서 한 단계 나아간 디지털 세상이 줄 기회에 대해 얘기했다. 대학에서 컴퓨터와는 거리가 먼 철학을 전공한 어 대표는 첫 직장인 LG CNS에서 IT를 제대로 접하고, 어느 날 새벽 구식 모뎀을 통해 웹이란 새로운 세상을 접한 후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의 중요성과 매력에 빠져들었다. 2002년 UI·UX 솔루션 기업 인스웨이브시스템즈를 창업한 후 액티브X, 인터넷 익스플로러 중심으로 짜여 있던 폐쇄적 UI 플랫폼을 웹 표준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어 대표는 "기업들이 업무방식과 고객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훨씬 생동감 있는 언택트 세상을 열어가려면 UI의 역할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VR·AR(가상·증강현실)은 당연한 변화이고, 그 과정에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를 접목해 미래형 UI·UX 플랫폼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대담 =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도전의 19년…웹 표준 UI 시장 뚝심으로 개척= 온라인 자동차보험용 업무 솔루션으로 사업을 시작한 회사는 교보, 악사, 하이카 등 주요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다 2007년부터 자바 개발 프레임워크, 웹표준 UI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어세룡 대표는 "주력 제품 세가지 모두 우리가 국내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라면서 "온라인 자동차보험 영역을 열었고 자바 프레임워크와 웹 표준 UI 플랫폼도 국내 최초 제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처음 개척하는 시장은 쉽지 않았다. MS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상황에서 액티브X 기반 UI의 아성이 강력했다. 시장과 고객들은 웹 표준이 뭔지, 왜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어 대표는 "이제 웹 표준이 답이라는 신념으로 2007년 웹 표준 UI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2015년까지 시장이 안 열려서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8년간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인인증서를 액티브X 기반으로 구현하고, 해외에서 상용화된 다양한 브라우저가 국내에서는 폭넓게 쓰이지 않으면서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서서히 열린 시장서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 그러다 몇가지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어 대표는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면서 MS 인터넷 익스플로러 위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X를 배제하고, 이를 계기로 사람들이 액티브X가 더 이상 표준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인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2011년 4월 농협 전산망이 해킹으로 마비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해커가 액티브X의 보안 취약점을 노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이 급반전됐다. 지난 정권 당시 모 드라마에서 인기를 끈 코트를 해외에서는 사고 싶어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때문에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이슈화되면서 정책 변화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MS도 액티브X 중심 플랫폼 전략을 바꿨다.
어 대표는 "우리나라만 갈라파고스 규제에 갇혀 있었던 것"이라면서 "MS 플랫폼에 갇혀 혁신 기술과 교류하고 접목할 기회가 단절됐던 시장에 변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8년 투자가 빛을 발하다= 변화를 예견하고 투자한 회사에는 기회가 열렸다. 회사는 글로벌 웹 표준화 단체인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 멤버로 참여해 표준화 단계부터 활동하며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IT시스템 개발·운영·서비스 전 단계를 아우르는 웹 표준 기반 UI·UX 플랫폼을 확장해 왔다.
어 대표는 "W3C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기관들이 참여해 다양한 형태의 웹 표준을 논의하면서 미래에 열릴 세상을 준비한다"면서 "또 다양한 기업들이 표준을 발전시킨 새로운 스펙을 만들고, 다른 기업의 서비스를 웹 표준 위에 결합하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MS가 2025년 액티브X 시대 종료를 선언하면서 정부·공공기관들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투자도 봇물을 타고 있다. 마지막 시한을 앞두고 차세대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공·금융·기업 시장 고른 활약= 회사의 대표 솔루션은 HTML5 기반 웹 표준 UI 플랫폼 '웹스퀘어5'(WebSquare5)다. 주요 공공시스템과 금융사를 비롯, 국내 30대 그룹사의 80%,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70%가 사용하는 사이트에 적용되며 안정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고객들은 시스템 개발환경과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웹 표준 기반으로 표준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성과 시스템 활용도,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이와 함께 △웹스퀘어5 기반 하이브리드 앱 개발 플랫폼 ‘W-하이브리드’ △크롬 기반 기업 맞춤형 브라우즈 'W-브라우저' △웹 표준 환경에서 외부 서비스와 기기 연계 솔루션인 'W기어' △웹 표준 환경에서 콘텐츠와 정보 전달의 개인화와 맞춤화를 지원하는 'W-X터치' △금융권의 웹단말을 대체하는 웹 표준 방식의 통합단말 솔루션 '웹탑' △멀티플랫폼 환경에서 공유와 협업이 가능한 앱 개발 및 구현 플랫폼 'W-매트릭스' 등으로 솔루션을 확장했다. 새로 열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회사는 올해만 30% 이상 성장했다. 당초 목표한 210억원의 매출을 초과 달성하고, 고객은 300곳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클라우드 접목… 미래형 UI로 생동감 있는 언택트 세상 열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2012/2020121602100531650001[2].jpg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클라우드 접목… 미래형 UI로 생동감 있는 언택트 세상 열 것\"")
◇"급변하는 시장…기술혁신만이 살 길"= 국내 SW(소프트웨어) 시장은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 위주로 형성돼 있다 보니 솔루션 기업이 버텨내기에 녹록지 않다. 특히 공공시장에서는 사업계획 수립 후 예산 확보, 공개경쟁, 협상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채산성이 악화되고, SW 분리발주가 정착되지 않다 보니 제값받기가 힘들다. 여기에 주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면서 SW 기업들은 개발 생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 대표는 "공공사업 예산을 신청한 후 80%만 배정되면 사업도 그에 맞춰 줄어야 하는데, 100% 그대로 내니 문제다. 고질적으로 이어지면서도 풀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주52시간 근로제도 겹쳤다. 어 대표는 "주52시간제로 인해 SI 프로젝트 비용이 30% 정도 늘어났지만 대가 수준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비용부담 때문에 SI 프로젝트를 못 하게 되면 시장이 위축되고, 결국 개발자의 일자리도 SW 시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악순환은 연쇄적으로 프로젝트 발주자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클라우드로 돌파구 찾는다= 회사가 찾은 돌파구는 클라우드다. SI 방식 개발구조를 줄이고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면서 혁신기술 수용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어 대표는 "UI를 클라우드 상에서 구축하고 서비스하는 PaaS(플랫폼 서비스) 모델로 변화시키는 게 목표다. 과거에 전화로 주문하던 피자를 앱으로 주문하듯이, 언택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클라우드에서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산업현장과 고객들의 변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은행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대폭 줄이면서 상당 비중의 업무를 비대면·모바일로 처리한다. 고객과 은행 직원이 창구에서 만날 필요 없이 고객은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고, 은행 직원은 모바일 기기를 들고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영업을 펼친다. 그는 "모바일과 언택트 변화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더 빨라졌다. 사회와 산업이 이런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컨택트 세계 못지 않은 생산성과 서비스 만족도를 얻도록 돕는 게 UI가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솔루션 속속 상품화= 빨라진 세상의 변화만큼 회사는 차세대 솔루션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유니버설 앱 플랫폼인 'W매트릭스'다. PC, 모바일 기기, 키오스크 등 단말기에 상관 없이 플랫폼이 설치되면 동일한 UI와 브라우즈를 구현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이용자들이 UI와 화면을 공유하면서 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 대표는 "예를 들어 고객이 상품을 가입하다가 모르는 점이 있으면 담당자와 화면을 공유하고 같이 작업하면서 대화하고 입력할 수 있다. PC와 모바일 기기, 키오스크, ATM 등을 연동하면 신용카드 발급 시 가장 가까운 지점의 어떤 자리에서 발급받거나, 가장 가까운 ATM 기기에서 출금을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UI의 개념이 한 단계 확장되고, 언택트 시대가 필요로 하는 멀티 기기간 협업·공유가 가능해지는 것. 회사는 일부 고객에 제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 대표는 "일부 은행은 PC를 안 쓰고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주요 업무용 단말기로 쓰기로 했고, 금융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업 조직이 한 장소에 모여 일하지 않고 리모트 업무와 협업이 일상화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UI와 업무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협업하도록 돕는 게 UAP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도 유망한 UI 신시장이다. 자동차 대시보드가 없어지고 있고,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사람이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어진다. 운전 대신 영화나 음악 감상, 쇼핑을 하거나 업무처리를 하게 되면 이를 위한 자동차용 UI가 필요하다. 어 대표는 "결국 디지털 세상이 커질수록 UI의 영토도 무한 확장될 수밖에 없다"면서 "컴퓨터에서 시작한 UI의 지평을 모바일에 이어 자동차, 키오스크 등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VR·AR 기반 메타시대 준비= VR·AR이 열 메타버스(가상세계)도 UI의 연장선에 닿아 있다. 인스웨이브는 그 미래도 대비하고 있다. 어 대표는 "사람들이 VR로 구현된 가상세계에 현실과 같은 디지털 트윈 환경을 만들고 그 속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면서 "아직은 공상과학 같은 얘기지만 화상회의나 업무에 VR이 적용되고, 단위업무나 조직부터 디지털 트윈화가 이뤄지면 변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변화가 매우 먼 일 같지만 금방 열릴 수 있다는 게 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나오는 여러 게임들은 매우 현실감이 높고,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준비는 다 돼 있다"면서 "가상의 공간에 마치 현실 같은 회의실을 만들고 쇼핑을 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면 안 쓸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조직, 영역별로 메타버스가 만들어지면 UI는 지금 같은 평면적 형태가 아니라, 훨씬 입체적이고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또 코로나19로 빨라진 언택트, 디지털 혁신 흐름이 VR·AR 시대 개막도 앞당길 것이란 전망이다.
어 대표는 "진화된 UI는 모든 공간적 제약을 없애는 동시에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횡적 확장을 해 나갈 것"이라면서 "아울러 그동안 UI를 사용하지 않았던 키오스크, 자동차 대시보드 등으로 계속 확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들의 사용방식도 달라져서, 그동안 혼자 업무를 하던 것에서 이제 원격에서 공유하고 협업하는 구조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활용한 로코딩 플랫폼 내놓을 것"=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서비스도 주목하는 기회다. 앱과 앱, 서비스와 서비스를 개방적으로 연결하는 API 수요가 커지면서 해외에는 전문 기업들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작은 단위로 개발된 기능블록을 엮어서 완성된 서비스를 만들도록 지원한다.
어 대표는 "국내에서도 API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자금이체 서비스를 오픈API로 만들면 그 API를 이용해서 자동차 딜러가 앱을 만들어, 외부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 없이 고객과 직접 결제처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종류도 다양한 시대에 한 기업이 모든 기능을 직접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요소별 기능을 작은 단위로 연결해서 엮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어 대표는 "이 접근방식이 우리 SW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을 만들어서 오라클과 경쟁하거나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MS와 맞붙는 것보다 훨씬 승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웨이브는 그 중에서도 UI에 특화된 API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UI API를 70% 정도 완성해 놓은 후 고객의 필요에 따라 최적화해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UI의 모듈화를 위해 최근 화두인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를 채택해, 기능을 단위별로 쪼개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어 대표는 "UI가 잘게 쪼개지면 단위 기능별로 개발하고 변경할 수 있어 유연성과 민첩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각각의 UI가 개별적으로 살아서 라이프사이클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MSA에 부응하는 '마이크로 프론트엔드 플랫폼'을 구현하려 한다. 항상 그래 왔듯이, 남들이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내년 3월 관련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AI도 1~2년 간 집중할 혁신 키워드"라는 어 대표는 "요구사항이 많고 복잡한 UI를 사람이 일일이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AI를 이용해 코딩을 없애거나 최소화한 로코딩(low coding) 플랫폼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