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의 조건](http://contents.dt.co.kr/images/202011/2020111302102269660002[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의 조건")
그런데 9일 화이자에서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접종자에 90%에서 항체가 형성됐다는 낭보가 들려오면서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에 돋아있는 돌기인 스파이크가 인체 세포에 부착된 다음에 이 스파이크 부위를 통해 바이러스의 RNA가 인체 세포로 들어가 증식하는 방식으로 감염을 유발한다.
화이자 방식은 바이러스 중에서 스파이크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RNA만을 분리하여 지방층으로 감싼 다음에 투여하면 바이러스 전체가 아닌 스파이크 만을 만들게 된다. 그러면 나중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도 스파이크가 무력화되면서 인체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는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의 예비결과가 발표되면서 기존 백신과는 차별화되고 있다.
그러면 이제 백신의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불행히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다. 우선 항체의 지속기간이다. 기존의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상당 수에서 비교적 단기간인 2개월에서 최장 7개월까지 밖에 항체가 유지되지 못하며 재감염 사례도 보고되는 만큼 얼마 동안 항체가 지속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2회 접종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6개월에서 1년은 지속되어야 독감 백신처럼 매년 접종이라도 할 수 있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의 조건](http://contents.dt.co.kr/images/202011/2020111302102269660002[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 백신의 조건")
두 번째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면서 감염력을 증가시키고 있는데 이렇게 변이가 일어난 바이러스에도 여전히 효과가 있는가라는 문제다. 세 번째는 부작용 문제이다. 이론과는 달리 실제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특히 코로나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에서 수십억 명이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00만 명 중에 1명만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도 수 백명에서 수천 명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3상만으로도 불안한 면이 있다.
네 번째로 보관 및 유통의 문제이다. 영상 2도에서 8도를 유지하면 되는 비교적 쉬운 조건의 독감백신도 문제가 되었는데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야 되는 화이자의 백신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이다. 이를 위해 화이자는 미시건주와 벨기에에 대규모 냉동 시설을 확보했고 여기서 보온 기능이 있는 컨테이너에 백신과 드라이아이스를 함께 실어 공급할 계획이다. 물론 냉동 컨테이너를 비행기로 운송할 수는 있지만 미국과 유럽 지역이 상대적으로 공급이 쉬운 측면이 있다.
다섯 번째로 얼마나 빨리 대량생산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이다. 전세계가 백신을 원하는 상황에서 백신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비록 세계 각국에 균등한 백신 공급을 위한 기구인 코백스와 같은 국제기구가 있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물량 확보도 어렵지만 유통 및 보관 능력이 떨어지는 나라에 공급되는 물량 중의 상당수는 효과를 상실하여 귀중한 백신이 폐기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균등한 공급이란 명분 자체가 논란이 될 여지도 있다.
특히 충분히 백신 접종이 이뤄진 나라에서는 사회적 통제를 완화할 수 있고 이는 경제성장과 실업률 감소와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이슈이기 때문에 백신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은 매우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WHO에 의하면 현재 10여개 회사에서 11개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빠른 시간 내에 다른 회사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임상 결과를 발표되면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내년 중에는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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