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지 개입… 시장질서 교란
네이버는 공정위 판단 정면반박
네이버는 공정위 판단 정면반박
연합뉴스
"시장의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다."
'포털 공룡'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조작 문제가 AI 공정성 논란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가해진 이후로도 "사업 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은 "AI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장 질서가 교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공정위로부터 2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자사가 운영하는 쇼핑과 동영상 서비스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더 공고히 했다고 판단했다.
그간 네이버는 AI 기술을 활용한 '추천 시스템'을 운용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AI를 통해 소비자 선호도와 맞물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네이버 쇼핑 검색 간 활용되는 에이아이템즈(AiTEMS)나, 맞춤형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에어스(AiRS)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공정위 제재 이후 AI 알고리즘에 '사람의 의지'가 개입할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네이버는 서비스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
일단 네이버는 공정위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한성숙(사진) (사진) 네이버 대표는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공정위 제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다는 지적에도 "저희가 (검색) 데이터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가 어떻게 검색 품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단독 사업영역을 위해 보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한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네이버의 주장을 두고 법조계 등 전문가들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보완하는 과정에서도 사람의 의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만큼 편향성 역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알고리즘 중립성 보장을 위한 법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추천 알고리즘에서 특정 요인에 가중치를 둬 설계자의 의도와 부합하는 결과를 보인다면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네이버의 사례처럼 "특정 기업의 제품을 타 제품보다 적극적으로 노출토록 알고리즘을 조절했다면 중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검색 결과에 대한 공정성에 의문을 불러일으켜 결국 도출된 결과뿐 아니라 검색에 사용된 알고리즘 자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야기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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