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이번 역대급 3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앞서 문재인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국판 뉴딜'의 신호탄이다. 앞으로 5년간 총 76조원을 쏟아부을 사업에 5조1000억원 투입하며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앞서 정부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고용안전망을 형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도 제시하지 못한 채 일단 '퍼붓고 보자'는 식의 비판도 나온다.
◇76兆 쏟아붓는 대규모 일자리 사업 '신호탄' =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35조3000억원의 3차 추경안 중 한국판 뉴딜에 투입되는 자금은 5조1000억원이다. 전체 추경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 정도로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오는 2025년까지 76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쏟아붓는 시작점인 만큼 비중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서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 두 개 축을 중심으로 고용안전망이라는 토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총 76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으로, 2022년까지 31조300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55만개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3차 추경안에는 디지털 뉴딜에 2조7000억원, 그린뉴딜에 1조4000억원, 고용 안전망 강화에 1조원 등 연내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세부내역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되는 부문은 디지털 뉴딜에 포함된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 등 이른바 'D.N.A. 생태계 강화'다. 1조3000억원을 들여 △데이터 구축·개방·활용(5600억원) △5G국가망 확산 및 클라우드 전환(500억원) △1·2·3차 전산업 5G·AI 융합 확산(6600억원) △AI·SW 핵심인재 10만명 양성(400억원) 등이다. 디지털 뉴딜에는 디지털 포용 및 안전망 구축(1400억원), 비대면 산업 육성(7500억원),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4800억원) 등의 내용도 담겼다.
그린 뉴딜의 경우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이 58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녹색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에 4800억원,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에 3700억원을 투입한다.
두 개의 큰 축으로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선 1조원의 재정이 들어간다. 고용보험 사각지대 생활·고용안정 지원(5800억원), 고용시장 신규 진입 및 전환지원(2800억원), 산업안전 및 근무환경 혁신(1100억원), 미래적응형 직업훈련체계로 개편(700억원) 등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한국판 뉴딜 =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중장기 성장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대규모 프로젝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한국판 뉴딜의 추진 목적은 우선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중기적인 포석도 반영됐다"고 했다. 이어 "끝으로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착실하게 선도한다면 민간부문에서 투자나 일자리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판 뉴딜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지난 1일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큰 틀만 제시했을 뿐 세부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7월 발표될 종합계획에서 구체적인 안을 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추진했던 정책을 '재탕했다'는 비판과 함께 현 정부 이후에도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도 물음표다. 디지털 뉴딜 중 데이터 구축·개방·활용, 공공시설 와이파이 구축, 5G 국가망 확산, AI 인재 양성 등은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이라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 전체 총 76조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1조3000억원은 현 정부 임기에 속하는 2020∼2022년 1단계에 속하지만, 이후 2023∼2025년(45조원)은 다음 정부 임기에 속하고 있어 사업이 지속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기존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더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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