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 각자 입장만 발표… 공동성명에 합의 내용 못넣어
정상·장관급 회의 정례화… 3국협력사무국 역량강화 등은 포함
정상·장관급 회의 정례화… 3국협력사무국 역량강화 등은 포함
![[한일중 정상회의] 한일 "北비핵화" 한목소리… 중 "관련측 자제 유지" 딴소리](http://contents.dt.co.kr/images/202405/2024052802100358044001[1].jpg "[한일중 정상회의] 한일 \"北비핵화\" 한목소리… 중 \"관련측 자제 유지\" 딴소리")
![[한일중 정상회의] 한일 "北비핵화" 한목소리… 중 "관련측 자제 유지" 딴소리](http://contents.dt.co.kr/images/202405/2024052802100358044001[2].jpg "[한일중 정상회의] 한일 \"北비핵화\" 한목소리… 중 \"관련측 자제 유지\" 딴소리")
미중 전략경쟁 심화에 따른 신냉전 기류 속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이 뚜렷해지면서 중국이 그간 예외없이 동의해왔던 북한 비핵화 목표를 합의문서에 담는 데 반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뿐 아닌 동북아 평화·안정·번영을 보장할 수 있도록 북핵 비핵화에 공동대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한일중 3국은 27일 발표한 9차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핵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던 역대 회담과는 달리 3국이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가장 중요시하는 이슈에 각자 목소리를 냈다는 의미로 보인다. 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일본은 '납치자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위성발사에 대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직접적으로 강도높은 비판을 한 것과 달리 리 총리는 북한과 남한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는 등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먼저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이날 새벽 위성 발사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발사를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북한은 또다시 인공위성 발사를 예고했다. 발사를 감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에 강력히 위성발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울러 "북한 정세를 비롯한 국제 정세와 국제 경제질서 강화 등에 관해서도 3국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후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일중 3국 간의 활발한 협력이 양자 관계는 물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며 "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3국 공동의 이익이자 책임임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일중 3국 공통의 핵심 이익인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안정이 일중한 우리 3국에 공동의 이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북한의) 납치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윤 대통령과 리 총리께서 계속 지원해 줄 것을 요청드렸고, 양 정상께서 이해를 표명해줬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우회적으로만 한반도 평화에 동조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리 총리는 "장기적인 평화 안정을 실현하는 데 주목하고,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한일(한일중) 3국은 예민한 문제와 갈등, 이견을 선처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 주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에서의 안정, 안전을 함께 수호하고, 지역과 세계 평화 안녕을 추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고 있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남북) 측은 (무력충돌)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한일중 정상회의] 한일 "北비핵화" 한목소리… 중 "관련측 자제 유지" 딴소리](http://contents.dt.co.kr/images/202405/2024052802100358044001[3].jpg "[한일중 정상회의] 한일 \"北비핵화\" 한목소리… 중 \"관련측 자제 유지\" 딴소리")
한일중 3국 협력과 관련해서는 정상·장관급 회의를 정례화하고, 2025~2026년을 3국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선언에는 한일중 정상회의와 장관급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3국 협력을 제도화하고, 3국협력사무국(TCS)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문화·관광·스포츠·통상·보건·농업 등 분야에서 고위급·장관급 회의와 같은 정부 간 협의체를 열 예정이다.
또한 △인적교류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한 지속가능발전 △경제·통상 △보건·고령화 △과학기술·디지털 전환 △재난 구호·안전 등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호혜적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이행하기로 했다.
3국은 이와 함께 미래세대 간 교류 분야에서 협력 유대관계 심화를 모색하고, '한일중+X 협력'을 촉진해 3국이 다른 지역과 함께 번영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닦는다는 방침이다. 3국은 2030년까지 문화, 관광, 교육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촉진해 3국간 인적 교류를 4000만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으며,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인 캠퍼스 아시아를 아세안 회원국 대학으로 협력범위를 확장할 생각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생 수도 현재 1만 5000 명에서 2030년 말까지 3만 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밖에도 한일중 어린이 동화교류대회, 주니어종합경기대회, 대학생 외교캠프, 청년 공무원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지속한다. 3국 정상은 2025-2026년을 3국 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3국 정상은공동선언에 이어 부수적으로 △3국 지식재산 협력 10년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 △미래 팬데믹 예방·대비 및 대응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해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3국 정상은 "우리는 한국 특허청, 일본 특허청, 중국 국가지식산권국 간 제23차 3국 특허청장회의에서 3국이 신기술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한일중+X 지식재산 협력'을 추구해 우리의 협력을 확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3국 지식재산 협력 10년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우리는 신종·재발 감염병 대응 협력을 포함한 보건분야에서 3국 협력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면서, 이번 정상회의 계기 '미래 팬데믹 예방·대비 및 대응을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3국은 또한 3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기술개발, 인력 교육, 의료 및 장기 요양 보호와 소득 보장 등에 관한 경험공유를 포함해, 고령인구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정책 전문성을 공유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3국 과학기술장관회의 및 정보통신장관회의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고, 3국 연구자 간 학문적 교류 및 녹색·저탄소 사회 등 분야 공동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재난구호 부문에서는 3국 재난관리 기관장회의와 대테러 협의회를 적절한 시기에 재개하고, 사기, 마약 관련 범죄를 포함한 초국경범죄를 예방하고 단속할 수 있도록 3국 경찰협력회의를 통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음 10차 정상회의는 일본이 의장국을 맡아 일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