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채보다 무서운 공공기관 부채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이 짊어진 부채가 525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1년 만에 20조원 넘게 급증했다. 꾸준히 줄어왔던 공공기관·공기업 부채 비율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부채가 늘어나는데도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는 되레 더 늘었다.
2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등 국내 전체 공공기관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52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인 2018년에 비해 21조4000억원(4.2%) 늘어난 수치다. 부채 규모는 지난 2015년 50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가, 2016년(500조4000억원)과 2017년(495조2000억원)에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8년(503조7000억원) 다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부채 비율 역시 전년 대비 1.1%포인트(p) 증가한 156.3%로 집계됐다. 2015년(182.6%)에서 2016년(167.2%) 15.4%p 떨어진 이래 2017년(157.3%), 2018년(155.2%)까지 줄다가 다시 소폭 오른 셈이다. 이는 공공기관 자산 규모가 2018년 82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861조1000억원으로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부채가 늘어가는 와중에도 공공기관 인건비는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렸다. 무기계약직을 뺀 정규직의 1인당 연평균 보수는 2015년(6475만원)부터 2016년(6607만3000원), 2017년(6703만3000원), 2018년(6772만3000원), 지난해(6779만1000원)까지 쉼 없이 늘었다. 전체 인건비 규모도 2015년 처음 20조원을 넘어섰다.
기획재정부의 '2014~2019년 공공기관 인건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39개 공공기관의 인건비로 편성된 예산은 전년(25조6490억원) 대비 2조7406억원(10.7%) 증가한 28조4346억원이었다.
복리후생비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 예산에 편성된 복리후생비 지급 내역을 살펴보면 2015년(7859억원)부터 2016년(8078억원), 2017년(8179억원), 2018년(8952억원), 지난해(9114억원)까지 계속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공기업(4180억원), 준정부기관(2025억원), 기타공공기관(2909억원) 순으로 복리후생비가 많이 편성됐다. 다만 공기업의 경우는 전년 대비 91억원 줄었다.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