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북핵 리스크도 변수
규제 완화·혁신성장 토대 마련
수출 산업 구조 개혁 속도내야
정부 · 글로벌 기관과 '온도차'
규제 완화·혁신성장 토대 마련
수출 산업 구조 개혁 속도내야
정부 · 글로벌 기관과 '온도차'
■혁신성장 2018
경제전문가들에게 듣는다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2%대 후반으로 내다보면서 3%대로 예상한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정부의 장미빛 전망과 달리 한국경제가 올해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전망인데,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 구조, 내수 침체, 원화 강세, 정부의 반기업 정책, 가계부채, 통상이슈, 북핵 리스크 등 경제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경제성장률 3% 달성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2월 31일 디지털타임스가 13명의 민간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부의 반기업 정책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켜 경제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리쇼어링' 정책으로 해외의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한국만 반기업 정책을 구사하면서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떠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리쇼어링(Reshoring)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이다.
이어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편승해야 한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업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혁신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활성화를 통한 기업의 투자활성화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미국과의 정책 균형을 맞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산업의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지적도 많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17년 경제 성장률 지표 개선은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 때문"이라며 "올해는 반도체 편중의 기형적인 수출 구조가 오히려 큰 함정이 될 수 있고, 자칫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면 성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계속될지는 의문"이라며 "여기에 설비투자마저 떨어지면 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원화 강세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근본적인 내수 회복 정책의 실효성 제고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지속지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 면서 "정부는 원화강세 대비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경제성장률 3%대를 예상한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는 내수 회복의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음식점이나 숙박업과 같은 내수 산업이 여전히 좋지 않다"며 "내수가 살아나야 3%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제를 달았다.
이처럼 한국경제에 우려를 표명한 민간 경제전문가 들과 달리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3.0%대를 기록할 것으로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호조에 힘입어 내년에도 한국 경제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확실히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기관도 정부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모두 3.0%의 수치를 제시했다. OECD는 건설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교역 회복과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봤고, IMF는 수출 호조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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