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임명동의안 처리과정 잡음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에 불똥
야당 협조 얻어야 정국경색 막아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에 불똥
야당 협조 얻어야 정국경색 막아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한달
전형적인 '여소야대' 국회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한 달은 거대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 '정치' 복원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기간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는 국회 과반에 못 미치는 120석에 불과하다. 102석의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강한 야당'을 표방하며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제2 야당인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지지기반(호남)이 겹치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민주당과 지지기반이 겹쳐 일방적인 견제에 나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협조 일변도로 일관할 경우 민주당과의 차별화가 어려워 당분간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진로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 '협치'를 표방했지만 지난 한 달 간 '협치'가 이뤄진 사안은 거의 없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과정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이 총리가 부적격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이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당까지 반대할 경우 이 총리의 국회 인준은 불가능했지만 국민의당은 인준 표결에 협력했다. 바른정당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찬성표를 던져 이 총리는 지난 달 31일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의원 188명 중 찬성 164표로 국회 인준 과정을 통과했다.
이 총리 임명동의안의 국회 처리의 불똥은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로 튀었다. 장관 후보자들의 경우 국회의 인준이 필요하지 않지만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비판 기류가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 이들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국회가 '인정'하지 않은 장관들도 부처에서 장악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아질 수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라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국회 마비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바른정당 역시 강경화 후보자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기류가 강해 자유한국당과 공조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이다.
국회가 멈출 경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어려워진다.
추경은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야 3당이 연합 전선을 펼치고 있다. 3당 모두 추경이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청년층 체감 실업률이 23.6%에 달하고 전체 실업률 또한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대량실업'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일자리 추경'이 필수적이라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야 3당은 이번 추경안에 공공부문 일자리 7만1000개 등 1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내용과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하는 내용이 담긴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공무원 추가 채용의 경우 추경 편성 요건에 맞지 않는 데다 올해의 경우 세수 증가분으로 충당한다 해도 내년 이후에는 임금·연금 등 관련 예산이 급증해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다.
추경안 뿐만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안착하기 위해서는 각종 개혁입법안의 국회 처리가 절실하지만 인사청문회, 추경으로 인해 여야 관계,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정상적인 법안 심의, 국회 처리가 어려워진다.
민주당은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일단 지난 대선 당시 여야 5당이 공통으로 공약한 대선 공통공약을 6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 중에는 '블라인드 채용 절차 공정화법',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 등이 포함됐지만 야당이 이들 공통공약 처리를 위해 지금까지의 기조를 바꿀 지는 불투명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협치의 본질은 야당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이라며 "야당이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대통령과 여당이 항상 야당과 상의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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