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 알아보라" 박 전 대통령 결단에 부지 마련
연구소 건립 후 첨단장비·연구인력 확보 등 탄력
연구소 건립 후 첨단장비·연구인력 확보 등 탄력
■ 사진으로 보는 과학기술 50년
(2) KIST 기공식
1966년 2월 설립된 KIST는 아직 예산이나 건물이 없어 서울 청계천 6가에 있던 한일은행 지점(1966년 4월 1일∼1967년 1월 16일)과 종로에 있던 기독교청년회(YMCA·1967년 1월 17일∼1968년 7월 27일)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활동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KIST 초대 소장인 최형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에게 홍릉에 있는 임업시험장을 연구소 부지로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은 농림부 장관은 펄쩍 뛰며 한 평도 못 주겠다고 버텼다. 결국 최 소장은 대전부터 천안, 서울까지 30여 군데를 물색해 최종적으로 서울 망우리 동구릉을 연구소 건설부지로 정부에 제안했다.
이 내용을 들은 박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농림부 장관과 서울시장을 부르더니 당장 임업시험장으로 가자고 했다. 그리고 거기서 "임업시험장도 중요하지만 한국과학기술연구소는 그보다 더 중요하니 38만평 모두를 주라"고 지시했다. 결국 KIST는 농림부와 협의해 연구소 건설부지로 약 15만평을 넘겨받기로 하고 그 해 10월 6일 기공식을 열어 연구소 건립의 첫 삽을 떴다.
초창기 주요 연구지원 시설로 1966년 5월 분석실·공작실·기술정보실이 설치됐고, 1967년 5월에는 전자계산실, 1968년 4월에는 재료시험실이 설치됐다. 주요 장비로는 1968년 전자현미경을 설치했고, 1969년 분광사진기 등 분석기기를 도입했다. 또 국내 최초로 대형 전자계산기(CDC 3300)를 도입했고, 미국 존슨 대통령이 기증한 미국표준국 '무게·길이·부피 표준원기'를 동양에서 처음으로 설치했다.
시설공사와 더불어 연구를 수행할 인력 유치활동도 이뤄졌다. KIST는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국외 한인 과학자 유치에 공을 들였으며, 18명이 1차로 연구소와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국내 대학교수의 2∼3배 수준에 이르는 높은 급여와 주택, 자녀의 취학 편의 제공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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