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ICT와 달리 BT 생태계 구멍가게 수준
ICT-BT 두바퀴 크기 같아야 융합성장 제속도
생명산업 지평 넓혀 새로운 산업영역 개척해야"
ICT-BT 두바퀴 크기 같아야 융합성장 제속도
생명산업 지평 넓혀 새로운 산업영역 개척해야"
■2015 바이오융합테크 콘퍼런스
"정보통신(ICT)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을 성장시키고 투자를 회수하는 과정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면 생명산업(BT)은 아직 구멍가게 수준입니다.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나 의사들이 긴 시간 동안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런 '치어' 수준의 기업들을 어떻게 '중치'로 만들어 투자를 받고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IT산업 생태계를 경험한 후 최근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맡아 미래형 BT 생태계 실험을 시작한 윤준원 센터장의 지적이다. 윤 센터장은 미래형 바이오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려면 IT와 BT 두 바퀴가 함께 잘 굴러야 하는데, 두 바퀴의 크기 차이가 너무 크면 제자리에서 맴돌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2015 바이오 융합테크 콘퍼런스'에서는 '생명산업 새 프레임 열어라'란 주제로 의료계와 산업계, 정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종자부터 신약, 스마트헬스에 이르는 생명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충청북도 오송에서는 산업 발전의 씨앗이 되는 아이디어를 실제 산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첫 번째는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다. 첨복의료단지는 국가·공공 연구지원시설과 민간·기업의 연구시설을 한데 모아 의료산업의 기초연구와 산업화 사이에 놓인 '죽음의 계곡'을 신속하게 돌파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첨단 의료제품 개발에 필요한 글로벌 수준의 종합적인 연구지원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이미 외국 기업들이 한국의 우수한 연구진과 BT, IT 기술력을 보고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첨복단지는 모든 자원과 인프라를 동원해 이런 기업들을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도전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LG그룹이 중심이 돼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생태계 활성화 시도다. 센터는 LG생명과학 출신 전·현직 전문가로 이뤄진 멘토단을 운영해 초기 단계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1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전용펀드를 통해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바이오 분야에서 벤처를 잘 키워내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지금은 ICT 분야 바퀴보다 BT 분야 바퀴가 작기 때문에 제자리를 맴돌고 있지만, BT가 성장해 바퀴 크기가 같아지면 ICT·BT 융합 산업이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벤처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10~15년 정도가 걸리는데 국내 바이오벤처 캐피털들은 초기 '치어' 수준 기업이 아니라 '중치'가 된 기업에만 투자하려고 경쟁을 하고 있다"며 "치어에 속하는 바이오벤처들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생명산업의 지평을 보건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식품, 농림, 수산, 해양, 산림 등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현재 갖고 있는 핵심 경쟁력을 활용해 고령화와 웰빙 트렌드에 따라 생겨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병석 CJ브리딩 대표는 "미래 사회는 '잘 사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산업 역시 이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종자와 미생물, 세포 등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기술 영역을 융합해 생명과학과 생활과학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새로운 산업 영역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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