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전인 1863년 11월19일. 미국은 전환점을 맞는다. 아브라함 링컨 미국 대통령은 역사 속 명연설 중 하나인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연설을 계기로 남북전쟁에서 열세이던 북군이 전세를 역전시켜 승리했고, 미국식 민주주의 원형을 만들었다. 미국이 초강대국에 오르는 밑거름은 여기서 시작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오르는 시작이었다. 문화혁명으로 피폐해 있던 중국 사회에 개혁과 개방의 바람을 일으켰고,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SW) 역사는 1960년대로 올라간다. 미국 등 SW강국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는 역사지만, 성적표는 아직도 초라하다. SW 세계 시장점유율은 2.2%. 국내 SW산업 규모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미국 기업의 한해 매출의 3분의1 수준. 휴대폰 1위, TV 1위, 메모리반도체 1위 등 세계 1위 품목들이 즐비한 IT강국이지만, SW는 바닥 중에 바닥이다.
SW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나왔고, 기업들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50년간의 노력이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여전히 SW 종속국의 오명을 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 미국의 수십분의1 밖에 안되는 내수 시장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그것만은 절대 아니다. 국내 SW시장은 94억달러 안팎으로 세계 17위 수준이지만 작다고만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 우리 SW기업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MS, 오라클, IBM 등 미국에 적을 둔 외산 SW기업들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7000개에 가까운 우리 SW기업들은 정부에 기대거나 틈새에서 연명하고 있다. 이는 곧 SW 종사자, 즉 개발자들에 대한 형편없는 대우로 이어지며 미래를 꿈꾸게 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미국식 교육을 받은 이들이 만들어낸 정책과 나랏돈으로 미국 SW에 익숙한 개발자들을 키워내는 인력정책. 정책 당국자들의 잘못된 판단과 이들에 대한 외압. 정부와 기업의 공생인지 기생인지 모를 애매한 시장구조. 꿈을 갖고 글로벌로 도약하려는 SW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잘못된 문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결국 우리 SW산업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혹평에 직면하고 있다.
아직 기회는 있어 보인다. 온갖 외풍과 내홍 속에서도 버티고 성장의 날갯짓을 하는 SW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SW가 마치 세상을 바꿀 것처럼 난리법석을 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동 떨어져 있어 보인다. SW업계는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향해 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년은 실망 그 자체다.
50년 한국 SW산업은 분명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전환점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앞서야 한다. 지금 하는 SW정책들이 `혁신'인지, 우리 SW업계는 이 혁신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 다시 봐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부터 SW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 스스로 SW산업 현장을 찾지 않았다. 대통령 스스로 보다 현장에 가까이 가야 한다. 마침 12월초는 SW인들의 축제의 장인 `SW주간'이다. 진정한 SW 강국, SW독립국으로 가는 첫 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혁신'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는 아닐 것이다.
이근형 IT정보화부장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오르는 시작이었다. 문화혁명으로 피폐해 있던 중국 사회에 개혁과 개방의 바람을 일으켰고,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SW) 역사는 1960년대로 올라간다. 미국 등 SW강국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는 역사지만, 성적표는 아직도 초라하다. SW 세계 시장점유율은 2.2%. 국내 SW산업 규모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미국 기업의 한해 매출의 3분의1 수준. 휴대폰 1위, TV 1위, 메모리반도체 1위 등 세계 1위 품목들이 즐비한 IT강국이지만, SW는 바닥 중에 바닥이다.
SW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나왔고, 기업들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50년간의 노력이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여전히 SW 종속국의 오명을 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 미국의 수십분의1 밖에 안되는 내수 시장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그것만은 절대 아니다. 국내 SW시장은 94억달러 안팎으로 세계 17위 수준이지만 작다고만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 우리 SW기업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MS, 오라클, IBM 등 미국에 적을 둔 외산 SW기업들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7000개에 가까운 우리 SW기업들은 정부에 기대거나 틈새에서 연명하고 있다. 이는 곧 SW 종사자, 즉 개발자들에 대한 형편없는 대우로 이어지며 미래를 꿈꾸게 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미국식 교육을 받은 이들이 만들어낸 정책과 나랏돈으로 미국 SW에 익숙한 개발자들을 키워내는 인력정책. 정책 당국자들의 잘못된 판단과 이들에 대한 외압. 정부와 기업의 공생인지 기생인지 모를 애매한 시장구조. 꿈을 갖고 글로벌로 도약하려는 SW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잘못된 문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결국 우리 SW산업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혹평에 직면하고 있다.
아직 기회는 있어 보인다. 온갖 외풍과 내홍 속에서도 버티고 성장의 날갯짓을 하는 SW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SW가 마치 세상을 바꿀 것처럼 난리법석을 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동 떨어져 있어 보인다. SW업계는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향해 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년은 실망 그 자체다.
50년 한국 SW산업은 분명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전환점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앞서야 한다. 지금 하는 SW정책들이 `혁신'인지, 우리 SW업계는 이 혁신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 다시 봐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부터 SW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 스스로 SW산업 현장을 찾지 않았다. 대통령 스스로 보다 현장에 가까이 가야 한다. 마침 12월초는 SW인들의 축제의 장인 `SW주간'이다. 진정한 SW 강국, SW독립국으로 가는 첫 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혁신'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는 아닐 것이다.
이근형 IT정보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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