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서양의 근대 과학역사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산업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은 지난 수 십 년 간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산업 강국에 올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휴대폰 등의 전자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경제 강국으로 이끄는 산업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듯 반도체 기술은 현대의 산업발전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의 반도체 산업은 흔히 `무어의 법칙'이라고 알려진 것과 같이, 일정 공간에 얼마나 많은 소자를 집어넣을 수 있는가 하는 고집적화 기술로 평가되고 있으며 계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소자의 고집적화에는 원천적인 혹은 경제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그 발전 속도에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 즉 나노미터(10억분의 1 미터) 크기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한가지 예가 바로 `분자전자소자'기술이다.
분자전자소자란 유기분자를 전자부품(전자소자)의 핵심요소로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분자 크기가 매우 작고(보통 수 나노미터 미만, 10억분의 수 미터 미만) 자기조립공정이 가능하여, 고집적이면서도 저렴한 전자부품을 만들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다. 분자전자소자 분야는 1974년에 미국의 아비람과 래터너가 분자가 반도체부품의 하나인 다이오드(정류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론적 제안에서 시작하였다. 하지만 1997년이 되어서야 미국의 마크 리드 연구팀에서 이러한 분자전자소자를 처음으로 제작하고 측정하여 실제 기술로 발전을 시키기 시작하였고, 2007년에는 미국 휴렛-패커드 기술연구소에서 160킬로비트 분자 메모리를 제작하였는데, 이는 1제곱센티미터 안에 100기가비트의 기억용량을 가지는 정도이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 이상 동안 이 분자전자소자 분야의 연구에 몸담아 왔으며, 대표적인 연구 결과를 들자면, 2009년에 벤젠이라는 잘 알려진 하나의 분자가 반도체 트랜지스터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주었고 그 결과는 세계 최고의 권위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가 되었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컴퓨터 및 각종 전자장비의 근간이 된다. 이에 기반하여 필자가 추진하는 연구는 기존의 실리콘 위주의 반도체 부품을 분자로 만들어보겠다는 창의성에 그 연구의 근간을 두고 있다. 즉, 분자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가 가능하게 되면, 메모리 등 각종 컴퓨터 부품들도 분자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다양한 반도체 부품들이 분자로 만들어질 때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현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 필자가 추구하는 연구 동기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필자는 잘 휘어질 수 있는 플라스틱 위에 두께가 1~2나노미터 정도인 매우 얇은 분자막으로 이뤄진 전자부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하였는데(이 결과는 네이처 학술지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 7월호에 소개가 되었다), 앞으로 휴대용 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자부품에서 매우 가볍고 자유자재로 쉽게 휘어지거나 변형이 될 수 있는 유연한 전자소자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하여 분자스케일에서의 전하수송현상을 이해하는 분자전자학의 학문체계 확립과 실리콘 기반 나노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대체기술로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특히 각광 받고 있는 유기물 기반의 광전자소자의 구성체인 각종 유기물들을 분자단위에서 그 구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자전자소자 기술은 이러한 유기전자소자의 근간이 되는 기술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탁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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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메모리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휴대폰 등의 전자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경제 강국으로 이끄는 산업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듯 반도체 기술은 현대의 산업발전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의 반도체 산업은 흔히 `무어의 법칙'이라고 알려진 것과 같이, 일정 공간에 얼마나 많은 소자를 집어넣을 수 있는가 하는 고집적화 기술로 평가되고 있으며 계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소자의 고집적화에는 원천적인 혹은 경제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그 발전 속도에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 즉 나노미터(10억분의 1 미터) 크기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한가지 예가 바로 `분자전자소자'기술이다.
분자전자소자란 유기분자를 전자부품(전자소자)의 핵심요소로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분자 크기가 매우 작고(보통 수 나노미터 미만, 10억분의 수 미터 미만) 자기조립공정이 가능하여, 고집적이면서도 저렴한 전자부품을 만들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다. 분자전자소자 분야는 1974년에 미국의 아비람과 래터너가 분자가 반도체부품의 하나인 다이오드(정류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론적 제안에서 시작하였다. 하지만 1997년이 되어서야 미국의 마크 리드 연구팀에서 이러한 분자전자소자를 처음으로 제작하고 측정하여 실제 기술로 발전을 시키기 시작하였고, 2007년에는 미국 휴렛-패커드 기술연구소에서 160킬로비트 분자 메모리를 제작하였는데, 이는 1제곱센티미터 안에 100기가비트의 기억용량을 가지는 정도이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 이상 동안 이 분자전자소자 분야의 연구에 몸담아 왔으며, 대표적인 연구 결과를 들자면, 2009년에 벤젠이라는 잘 알려진 하나의 분자가 반도체 트랜지스터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주었고 그 결과는 세계 최고의 권위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가 되었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컴퓨터 및 각종 전자장비의 근간이 된다. 이에 기반하여 필자가 추진하는 연구는 기존의 실리콘 위주의 반도체 부품을 분자로 만들어보겠다는 창의성에 그 연구의 근간을 두고 있다. 즉, 분자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가 가능하게 되면, 메모리 등 각종 컴퓨터 부품들도 분자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다양한 반도체 부품들이 분자로 만들어질 때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현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 필자가 추구하는 연구 동기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필자는 잘 휘어질 수 있는 플라스틱 위에 두께가 1~2나노미터 정도인 매우 얇은 분자막으로 이뤄진 전자부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하였는데(이 결과는 네이처 학술지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 7월호에 소개가 되었다), 앞으로 휴대용 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자부품에서 매우 가볍고 자유자재로 쉽게 휘어지거나 변형이 될 수 있는 유연한 전자소자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하여 분자스케일에서의 전하수송현상을 이해하는 분자전자학의 학문체계 확립과 실리콘 기반 나노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대체기술로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특히 각광 받고 있는 유기물 기반의 광전자소자의 구성체인 각종 유기물들을 분자단위에서 그 구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자전자소자 기술은 이러한 유기전자소자의 근간이 되는 기술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탁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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