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소양갖춘 공학도 양성 `파격지원`

포스텍, 다학제 교육과정 등 야심찬 시도
1세대 융합인재 육성 1인당 연 1억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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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소양갖춘 공학도 양성 `파격지원`
■ 한국형 융합인재 육성하자
(5) 학문간 경계 허문 '통섭교육'


포스텍과 연세대, 서울대, 건국대 등 주요 대학들이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학문의 경계를 허문 이른바 `통섭교육'을 통해 과학기술은 물론 인문, 경제, 예술 등 다방면에 지식과 소양을 갖춘 새로운 인재를 길러낸다는 구상이다. 최근 기업가정신 확산 등 창업 문화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통섭교육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텍은 최근 지식경제부의 IT명품인재양성사업 2011년도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세계적인 싱크탱크로 자리를 잡은 미국 `MIT 미디어랩'과 같은 대학연구소를 설립해 글로벌 IT를 주도할 통섭형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연세대학교에 이어 올해 포스텍이 두번째로 선정됐다.

많은 대학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파격적이 지원조건 때문이다. 정부가 50억원, 민간기업이 120억원 등 연 170억원 규모로 향후 10년간 지원한다. 총 사업비만 17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인재육성 사업이다. 특히 정부는 단기적인 성과 요구하지 않고 설사 연구가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포스텍은 미래IT융합연구소와 창의IT융합공학과를 신설한다. 3년제 학부과정과 3년제 석박사 통합 대학원 과정이 개설되며 각각 20명, 30명씩 선발한다. 포스텍은 잠재력 높은 고교생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공학도로 키우는 한편 영어 몰입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학생 1인당 연간 1억2000만원이 투입돼 기존 학생 6700만원 대비 두배 가까이 투입된다.

그러나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다학제적 커리큘럼, 즉 통섭교육을 통해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야심찬 시도라는 점 때문이다. 기술과 예술, 과학과 문화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스텍이 제시한 주요 연구분야를 보면 인간과 컴퓨터간 소통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휴먼웨어 컴퓨팅, 나노 기술 기반의 반도체 바이오칩과 전력소자 등을 개발하는 IT 나노 융합 디바이스, 다양한 인간 행동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인문ㆍ기술 융합 연구인 라이프 다이내믹스(Life Dynamics) 등 개념적으로도 낯선 새 학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통섭교육을 통해 새로운 창의인재를 길러내는 움직임은 다른 대학들도 활발하다. 연세대학교가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영입해 설립한 `미래융합기술연구소'는 이미 신입생을 선발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건국대학교의 밀러기술경영(MOT) 스쿨, 서울대의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부산대, 한동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도 다학제적 교육과정을 통해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별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들 과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대학들은 융합적 소양을 갖춘 인재들이 향후 자신이 개발한 기술 혹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직접 창업을 하는 것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른바 `스티브 잡스'식 성공모델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융합형 창의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기술융합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대부분 대학교수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어서 다학제적 통섭교육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술융합 학문이라는 것이 사회적 요구에 의해 급조돼 학문적 정체성이 모호하고 일부 과정의 경우 사실상 기존 학문분야와 다를 바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통섭교육 과정을 받고 있는 이른바 1세대 융합인재들이 다시 새로운 인재 양성에 투입될 수 있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국내 융합교육이 제자리를 찾아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석학들의 모임인 한림원은 미국식 전문이학석사제도(PSM)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PSM은 이공계 석사과정을 이수하면서 경영학, 경제학, 법학 등 실용학문을 동시에 교육받는 대학원 과정이다. 공학과 실용학문에 모두 능통한 융합형 전문인력을 양성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정선양 국민대학교 교수는 "현재 많은 대학에서 통섭교육을 표방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방대한 학문을 포괄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라며 "공대와 경영대, 문과대 등 학과의 경계를 넘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는 통섭교육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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