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에 대출 수요 급증
총량축소·금리인상·기준강화
각사별 대출수요 대응에 사활
총량축소·금리인상·기준강화
각사별 대출수요 대응에 사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경고음이 커지자 은행들이 대출 수요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 '막차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이달에도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6조원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은 6조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대출 조이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은 대출 금리 조정만으로 한계가 있기에 각 사별 맞춤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행별로 연간 대출 총량 관리 목표 현황이 달라 가계대출 수요에 대한 대응 전략도 다르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주문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1조3240억원)이 목표치인 2조원에 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농협은 지난 24일부터 타행에서 대환(갈아타기)으로 넘어오는 대면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을 한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는 대면 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 취급도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9일부터는 수도권 소재 1주택 이상 주택구입자금 취급을 일시 제한했다. 농협은 주택·농촌특화 중심서민금융, 농어촌 대상 대출 유지정책자금, 금리 혜택 패키지화도 시도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주문에도 다소 잠잠했지만 최근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날 대출모집법인을 통한 가계대출 신규 취급 물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공급 유지를 위해 '대출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선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전날부터 분기별 한도 관리를 위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7월 수도권 주담대 실행 접수분의 추가 모집을 중지했다. 은행 창구와 비대면 접수는 정상 진행 중이다. 8월 이후 신규 실행 건에 대해서는 모집인 채널 접수를 받는다.
지난달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종 대출 규제를 오히려 풀었다. 신한은행은 조건부 전세 대출을 풀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전 지역의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도 일부 주담대 한도를 최대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패널티를 받아 올해 대출 목표치를 줄여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두 은행은 대출 규제를 강화한데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대출 규제 강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1분기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대출 정책을 펼쳤다. 비대면 채널도 빠르게 강화했다. 하지만 가계대출 수요가 급증해 현재 가계대출 총량 관리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우리은행은 '우리 WON 갈아타기 직장인 대출' 상품에서 우대금리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변동금리형과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를 0.06%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다소 보수적으로 대출 규제를 관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일부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0.17%p 올렸다. 이외에는 리스크 통제에 집중하면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축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에만 가계대출이 6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국이 은행들에 대출규제 강화를 더욱 압박하는 분위기"라며 "은행별로 대출 규제 총량 한도가 달라 이에 맞는 규제 방안을 짜내고 있다. 주담대가 급증하는 분위기라 은행들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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