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일 이틀 만에 3100선을 내줬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28.69포인트(0.92%) 내린 3079.5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4일 3100선을 돌파한 뒤 이틀 만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이틀 연속 주식을 던졌다. 이날 외국인은 5794억원, 기관은 2633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홀로 8329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급등한 대부분의 종목들이 약세로 마감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홀로 신고가 행진을 벌였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2.45% 상승한 29만3000원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처음으로 '29만닉스'를 찍었다.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하는 등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뉴욕증시에서 강세를 보였고,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도 견조한 수요 속 신고가를 경신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며 가장 큰 수혜주인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인터넷, 스테이블코인, 증권, 건설 테마의 낙폭이 확대됐다.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는 고평가 부담과 한국은행의 경고,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기업 서클의 조정 등이 반영되며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장을 예견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달 코스피가 세계에서도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하며 단기에 급등하며 기술적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6월 상승장 이후 과매수 경고가 지속됐던 만큼, 언제든 차익실현이 유효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에만 15% 상승했던 코스피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정책 기대감 등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이슈들이 소멸되고, 미국증시도 기술주 섹터를 제외한 업종 전반이 하락하며 상승동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시정 연설에서 자본시장 정상화와 공정경제 회복, 산업 지원 방향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내용 외 새로운 내용이 부재하며 새로운 기대감을 주입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조정기 이후 시장의 방향성은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이 한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 경계요소"라며 "관세 결과를 확인한 뒤 실적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이익모멘텀이 유효한 업종 선별과 기존 주도 업종의 실적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