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동반성장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으나 그 개념이 아직 혼란스럽다. 동반성장이란 총론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매기업과 공급기업이 동반하지 않고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반성장을 위한 대안들이 경영혁신의 중요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진정한 동반성장이란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모든 공급사를 동반의 대상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기업은 부단히 공급사를 평가하여 최적의 공급선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장 품질이 좋고 값싸며, 납기를 엄수하고 안정적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기반이다. 그런데 대기업의 실적이 좋은 것이 중소기업을 착취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은 사회 계층의 관점에서 본 발상이다. 정말 부당한 착취를 한 대기업이 있다면 이는 시정되어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모든 기업에게 혁신의 한 축인 구매혁신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 간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경영혁신은 기업 간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구매혁신이었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력 이론에 의하면 기업의 경쟁력은 공급사 및 고객사와의 협상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공급기업은 구매기업이 독점적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판매경로를 다각화하거나 품질을 차별화하여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이렇게 노력할 때 공급기업은 부단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구매기업은 공급사의 독점적 지위에서 벗어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한 공급사의 부품이 불량이 되거나 납품 불가능해졌을 때 전체 생산이 마비되면 안되기 때문에 경쟁적 관계의 공급선을 복수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 구매기업의 입장이다. 이것은 공급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지켜져야 할 시장 경쟁의 원리이다.
일전에 납품기업에 참여하게 되면 동물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죽어야 나온다고 혹평한 학자가 있었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작 더 심각한 문제는 공급사의 위치에 진입하지도 못한 기업에게 있다. 기존 공급사를 무조건 보호하면 새로운 공급사는 그만큼 진입하기 어려워진다. 누가 그들을 보호할 것인가? 과잉보호된 납품기업이 새로운 진입을 막고 가격을 높이려는 도덕적 해이가 없을 것을 누가 보장하겠는가?
이 시장경쟁의 논리를 간과하고, 구매기업이 이익이 나니까 공급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사회학적 발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장 경제의 질서를 왜곡하는 부작용을 야기시킨다.
월마트가 세계 1위의 유통회사가 된 비결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원가를 낮추어야 하며, 특히 구매를 값싸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판매와 재고 실적 데이터를 공급사와 공유하여 불필요한 재고를 없애주고 이에 상응되게 가격을 낮추게 하는 협업적 계획을 시행한다. 그런데 이렇게 가격을 낮추어 이익을 낸 기업에게 공급사와 이익을 공유하라고 한다면 이는 부당한 간섭이 아닐 수 없다. 합법적 경영결과 얻은 이익은 불로소득도 아니고 부당한 것도 아니다. 이런 노력이 보장되어야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결국 공급사도 살고 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
이익의 개념도 간단하지 않다. 이익은 판매와 생산과 구매와 재무관리 등 기업활동의 총체적 결과이다. 그런데 공급기업에게만 이익을 재분배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 공급사간의 상대적 이익기여도를 평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익에 초과이익이란 있을 수 없다. 기업은 합법적인 노력으로 많은 이익을 얻을수록 성공한 모델이고 법인세를 더 많이 낸다. 재투자를 위한 여력과 투자가 및 소비자의 몫을 공급사에게 강제 배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중소기업의 고유업종을 행정적으로 정의하는 것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햄버거, 닭튀김, 커피를 파는 업종은 소기업 업종 같아 보이지만, 꿈을 그리기에 따라 세계적 대기업이 되고 있음을 본다.
동반성장 계획에 경영학적 인과관계를 충분히 감안하여 제도가 마련되기 바란다. 그러므로 시장 경쟁원리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불공정 거래로부터 보호하는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협업적 성과에 대한 배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거래선을 잃을까 봐 불공정 거래를 지적하지 못하는 입장을 감안하여, 보복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다. 역동적인 동반성장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진정한 동반성장이란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모든 공급사를 동반의 대상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기업은 부단히 공급사를 평가하여 최적의 공급선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장 품질이 좋고 값싸며, 납기를 엄수하고 안정적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기반이다. 그런데 대기업의 실적이 좋은 것이 중소기업을 착취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은 사회 계층의 관점에서 본 발상이다. 정말 부당한 착취를 한 대기업이 있다면 이는 시정되어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모든 기업에게 혁신의 한 축인 구매혁신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 간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경영혁신은 기업 간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구매혁신이었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력 이론에 의하면 기업의 경쟁력은 공급사 및 고객사와의 협상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공급기업은 구매기업이 독점적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판매경로를 다각화하거나 품질을 차별화하여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이렇게 노력할 때 공급기업은 부단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구매기업은 공급사의 독점적 지위에서 벗어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한 공급사의 부품이 불량이 되거나 납품 불가능해졌을 때 전체 생산이 마비되면 안되기 때문에 경쟁적 관계의 공급선을 복수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 구매기업의 입장이다. 이것은 공급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지켜져야 할 시장 경쟁의 원리이다.
일전에 납품기업에 참여하게 되면 동물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죽어야 나온다고 혹평한 학자가 있었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작 더 심각한 문제는 공급사의 위치에 진입하지도 못한 기업에게 있다. 기존 공급사를 무조건 보호하면 새로운 공급사는 그만큼 진입하기 어려워진다. 누가 그들을 보호할 것인가? 과잉보호된 납품기업이 새로운 진입을 막고 가격을 높이려는 도덕적 해이가 없을 것을 누가 보장하겠는가?
이 시장경쟁의 논리를 간과하고, 구매기업이 이익이 나니까 공급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사회학적 발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장 경제의 질서를 왜곡하는 부작용을 야기시킨다.
월마트가 세계 1위의 유통회사가 된 비결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원가를 낮추어야 하며, 특히 구매를 값싸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판매와 재고 실적 데이터를 공급사와 공유하여 불필요한 재고를 없애주고 이에 상응되게 가격을 낮추게 하는 협업적 계획을 시행한다. 그런데 이렇게 가격을 낮추어 이익을 낸 기업에게 공급사와 이익을 공유하라고 한다면 이는 부당한 간섭이 아닐 수 없다. 합법적 경영결과 얻은 이익은 불로소득도 아니고 부당한 것도 아니다. 이런 노력이 보장되어야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결국 공급사도 살고 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
이익의 개념도 간단하지 않다. 이익은 판매와 생산과 구매와 재무관리 등 기업활동의 총체적 결과이다. 그런데 공급기업에게만 이익을 재분배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 공급사간의 상대적 이익기여도를 평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익에 초과이익이란 있을 수 없다. 기업은 합법적인 노력으로 많은 이익을 얻을수록 성공한 모델이고 법인세를 더 많이 낸다. 재투자를 위한 여력과 투자가 및 소비자의 몫을 공급사에게 강제 배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중소기업의 고유업종을 행정적으로 정의하는 것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햄버거, 닭튀김, 커피를 파는 업종은 소기업 업종 같아 보이지만, 꿈을 그리기에 따라 세계적 대기업이 되고 있음을 본다.
동반성장 계획에 경영학적 인과관계를 충분히 감안하여 제도가 마련되기 바란다. 그러므로 시장 경쟁원리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불공정 거래로부터 보호하는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협업적 성과에 대한 배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거래선을 잃을까 봐 불공정 거래를 지적하지 못하는 입장을 감안하여, 보복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다. 역동적인 동반성장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