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정보미디어부 차장
`독이든 사과.'
동화책에 나오는 백설공주는 마녀가 준 사과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먹는다. 맛있어 보이는 사과안에 독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과를 안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종종 알면서도 `독이 든 사과'를 받아먹는 경우가 있다.
스마트폰 1000만 시대, 이동통신 업계도 어쩔 수 없이 독이 든 사과를 받아들었다.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늘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일으켜야 하지만,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경쟁자들의 출연과 음성수익 감소로 더 치열한 경쟁구도에 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내 이통사들의 매출액은 거의 답보상태에 와 있고, 스마트폰 가입자의 가입자당매출액(ARPU)도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데이터 매출액이 급증한 반면, 과거 이통사들의 주 수익원이던 음성 매출액은 급감했다. 데이터 트래픽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투자비 부담은 과거보다 오히려 배가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기존 이통사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 구글을 비롯해 스카이프,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들의 공세가 무섭게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원년을 맞는 국내 이동통신업계도 카카오톡 공방으로 뜨겁다. 카카오톡은 회원가입자 숫자만 1000만을 넘어서면서 놀라운 속도로 SMS(단문메시징서비스)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하루에 뿌려대는 SMS만 2억건을 넘어섰고, 카카오톡을 통해 제공되는 SMS만해도 연간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입장에서는 연간 2조원 이상의 SMS 시장을 앉은자리에서 내주는 셈이다. 카카오톡이 출연한 이후 이통사들의 SMS 시장은 급격히 와해되고 있다. 카카오톡의 성공은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네트워크 없이도 카카오톡과 같은 성공신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순 모바일 앱 정도로 취급했던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함께 단숨에 국내 최대 SMS 사업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카카오톡이 단숨에 SMS 시장을 무력화시킨 것처럼, 향후 제2, 제3의 카카오톡이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충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SMS 뿐만 아니라 주 수익원인 음성전화부문에서도 주도권을 내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급부상하면서 이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빨래줄(네트워크) 장사'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통사들은 이같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망중립성 문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카카오톡과 같이 무선망에 무임승차하면서, 오히려 이통사의 수익을 잠식하는 사업자에 정당한 대가를 내게 해야 한다는 게 이통사들의 생각이다.
카카오톡과 이통사간 망중립성 문제는 일단 양측이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쪽으로 봉합된 상태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문제가 트래픽 문제뿐만 아니라 SMS 시장잠식이라는 민감한 부문과 맞닿아 있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망중립성 정책에서 손을 놓고 있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고도화를 이어갈 수 있는 해법마련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동화책에 나오는 백설공주는 마녀가 준 사과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먹는다. 맛있어 보이는 사과안에 독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과를 안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종종 알면서도 `독이 든 사과'를 받아먹는 경우가 있다.
스마트폰 1000만 시대, 이동통신 업계도 어쩔 수 없이 독이 든 사과를 받아들었다.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늘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일으켜야 하지만,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경쟁자들의 출연과 음성수익 감소로 더 치열한 경쟁구도에 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내 이통사들의 매출액은 거의 답보상태에 와 있고, 스마트폰 가입자의 가입자당매출액(ARPU)도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데이터 매출액이 급증한 반면, 과거 이통사들의 주 수익원이던 음성 매출액은 급감했다. 데이터 트래픽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투자비 부담은 과거보다 오히려 배가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기존 이통사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 구글을 비롯해 스카이프,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들의 공세가 무섭게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원년을 맞는 국내 이동통신업계도 카카오톡 공방으로 뜨겁다. 카카오톡은 회원가입자 숫자만 1000만을 넘어서면서 놀라운 속도로 SMS(단문메시징서비스)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하루에 뿌려대는 SMS만 2억건을 넘어섰고, 카카오톡을 통해 제공되는 SMS만해도 연간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입장에서는 연간 2조원 이상의 SMS 시장을 앉은자리에서 내주는 셈이다. 카카오톡이 출연한 이후 이통사들의 SMS 시장은 급격히 와해되고 있다. 카카오톡의 성공은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네트워크 없이도 카카오톡과 같은 성공신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순 모바일 앱 정도로 취급했던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함께 단숨에 국내 최대 SMS 사업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카카오톡이 단숨에 SMS 시장을 무력화시킨 것처럼, 향후 제2, 제3의 카카오톡이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충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SMS 뿐만 아니라 주 수익원인 음성전화부문에서도 주도권을 내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급부상하면서 이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빨래줄(네트워크) 장사'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통사들은 이같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망중립성 문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카카오톡과 같이 무선망에 무임승차하면서, 오히려 이통사의 수익을 잠식하는 사업자에 정당한 대가를 내게 해야 한다는 게 이통사들의 생각이다.
카카오톡과 이통사간 망중립성 문제는 일단 양측이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쪽으로 봉합된 상태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문제가 트래픽 문제뿐만 아니라 SMS 시장잠식이라는 민감한 부문과 맞닿아 있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망중립성 정책에서 손을 놓고 있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고도화를 이어갈 수 있는 해법마련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