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제주는 가을 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어 쌀쌀했다. 제주도 동북부 약 6000여 가구가 살고 있는 구좌읍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하얀 기둥과 커다란 날개를 단 풍력발전기들이 쉴새 없이 돌아갔다. 군데군데 집 지붕에는 태양광발전 설비도 눈에 띈다.
이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로 구좌읍 총 6000여 가구 가운데 3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홈,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그린수송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해 종합적인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사업모델을 검증하는 곳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증사업이 시작됐고, 오는 2013년 5월까지 진행된다. 사업에는 SK텔레콤, KT, GS칼텍스, LG전자,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SK에너지, 포스코ICT 등 12개 컨소시엄이 참여해 모두 약 2400억원(정부 685억원, 민간 1710억원)을 투입한다.
실증사업 주체인 지식경제부는 다음주 G20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8∼14일을 `스마트그리드 주간'으로 선정하고, 세계 각국 스마트그리드 관련 정부ㆍ기업ㆍ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와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행사에 앞서 종합홍보관을 비롯해 각 컨소시엄별로 스마트그리드 체험관을 최근 개장해 운영하고 있었고, 3000여 실증 대상 가운데 현재 약 6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미터(디지털전력계량기), 스마트콘센트, 태양광ㆍ풍력설비 등을 설치해 실증하고 있었다.
600가구의 전력사용과 요금 정보 등 실시간 데이터는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센터(TOC)로 집결되는데, TOC(Total Operating Center)에선 각 가구의 전력 정보는 물론 70여 전기차 충전소와 30여대의 전기차(EV) 사용현황, 태양광ㆍ풍력발전기 현황 등 12개 컨소시엄 실증사업을 실사 지도화면을 통해 바로바로 클릭 한번으로 확인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었다.
실증 가구에는 스마트미터와 여러 가전기기의 각 전력정보를 체크해주는 스마트콘센트, 조명기기ㆍTVㆍ냉장고ㆍ에어컨ㆍ태양광발전기 등 가정 내 전력기기를 클릭만으로 제어하고 현재 가구내 전력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인홈디스플레이(IHD) 단말기가 설치돼 있었다. 또 스마트폰이 지급돼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정 내 전력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었다.
SK컨소시엄의 실증가구로 참여하며 옥상에 3킬로와트급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구좌읍 동복리 박심홍(64)씨는 "실증사업 참여 전엔 한달에 최대 5만5000원 전기료를 냈지만, 지금은 기본료와 세금을 합해 단 2200원만 내고 있다"며 "태양광발전 덕에 전기를 다 쓰고 남아 오히려 한전에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무선 IHD단말기로 앉아서 주방이나 안방 등의 불을 끄고 켤 수 있고, TV 등 가전제품도 모두 조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실증단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은 현재 인프라 구축에 우선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비즈 모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례로 SK텔레콤은 방송,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매체로 전력 소비정보를 개인에 제공하고, 전력 절감액을 쿠폰이나 마일리지 등으로 보상하는 융합서비스를, KT도 아이폰ㆍ아이패드 등 모바일 단말과 이동통신, IPTV 등 뉴미디어와 가정 전력서비스를 통합 연계한 비즈 모델을 찾고 있는 것을 각 체험관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구좌읍 20여 펜션을 임대해 실제 관광객이 스마트가전, 스마트미터, 스마트서버 등 미래형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지식경제부 엄찬왕 전력산업과장은 "스마트홈, 스마트 재생에너지, 스마트 그린카 등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반 가정이나 건물 등에서 생산한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한전에 판매할 수 있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사업단 김재섭 단장은 "내년 5월까지 모두 3000여가구가 실증사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전기차와 충전소도 더 확대 설치될 것"이라며 "내년 6월부터는 현재 고정 전기요금제가 아니라 사용빈도가 낮은 시간대인 밤에는 낮은 요금을 적용하고 사용빈도가 높은 낮에는 요금이 올라가는 실시간요금제를 제주 실증단지부터 시범 적용할 것이고, 참여기업들은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요금제가 적용되면 일반 가정에서 이른바 똑똑한 전기 소비로 전력과 이산화탄소 절감효과가 높아질 것이고, 기존 전력망에 통신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IT기업들의 스마트홈 비즈니스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제주=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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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로 구좌읍 총 6000여 가구 가운데 3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홈,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그린수송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해 종합적인 스마트그리드 기술과 사업모델을 검증하는 곳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증사업이 시작됐고, 오는 2013년 5월까지 진행된다. 사업에는 SK텔레콤, KT, GS칼텍스, LG전자,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SK에너지, 포스코ICT 등 12개 컨소시엄이 참여해 모두 약 2400억원(정부 685억원, 민간 1710억원)을 투입한다.
실증사업 주체인 지식경제부는 다음주 G20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8∼14일을 `스마트그리드 주간'으로 선정하고, 세계 각국 스마트그리드 관련 정부ㆍ기업ㆍ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와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행사에 앞서 종합홍보관을 비롯해 각 컨소시엄별로 스마트그리드 체험관을 최근 개장해 운영하고 있었고, 3000여 실증 대상 가운데 현재 약 6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미터(디지털전력계량기), 스마트콘센트, 태양광ㆍ풍력설비 등을 설치해 실증하고 있었다.
600가구의 전력사용과 요금 정보 등 실시간 데이터는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센터(TOC)로 집결되는데, TOC(Total Operating Center)에선 각 가구의 전력 정보는 물론 70여 전기차 충전소와 30여대의 전기차(EV) 사용현황, 태양광ㆍ풍력발전기 현황 등 12개 컨소시엄 실증사업을 실사 지도화면을 통해 바로바로 클릭 한번으로 확인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었다.
실증 가구에는 스마트미터와 여러 가전기기의 각 전력정보를 체크해주는 스마트콘센트, 조명기기ㆍTVㆍ냉장고ㆍ에어컨ㆍ태양광발전기 등 가정 내 전력기기를 클릭만으로 제어하고 현재 가구내 전력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인홈디스플레이(IHD) 단말기가 설치돼 있었다. 또 스마트폰이 지급돼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정 내 전력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었다.
SK컨소시엄의 실증가구로 참여하며 옥상에 3킬로와트급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구좌읍 동복리 박심홍(64)씨는 "실증사업 참여 전엔 한달에 최대 5만5000원 전기료를 냈지만, 지금은 기본료와 세금을 합해 단 2200원만 내고 있다"며 "태양광발전 덕에 전기를 다 쓰고 남아 오히려 한전에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무선 IHD단말기로 앉아서 주방이나 안방 등의 불을 끄고 켤 수 있고, TV 등 가전제품도 모두 조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실증단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은 현재 인프라 구축에 우선 집중하면서도 새로운 비즈 모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례로 SK텔레콤은 방송,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매체로 전력 소비정보를 개인에 제공하고, 전력 절감액을 쿠폰이나 마일리지 등으로 보상하는 융합서비스를, KT도 아이폰ㆍ아이패드 등 모바일 단말과 이동통신, IPTV 등 뉴미디어와 가정 전력서비스를 통합 연계한 비즈 모델을 찾고 있는 것을 각 체험관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구좌읍 20여 펜션을 임대해 실제 관광객이 스마트가전, 스마트미터, 스마트서버 등 미래형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지식경제부 엄찬왕 전력산업과장은 "스마트홈, 스마트 재생에너지, 스마트 그린카 등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반 가정이나 건물 등에서 생산한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한전에 판매할 수 있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사업단 김재섭 단장은 "내년 5월까지 모두 3000여가구가 실증사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전기차와 충전소도 더 확대 설치될 것"이라며 "내년 6월부터는 현재 고정 전기요금제가 아니라 사용빈도가 낮은 시간대인 밤에는 낮은 요금을 적용하고 사용빈도가 높은 낮에는 요금이 올라가는 실시간요금제를 제주 실증단지부터 시범 적용할 것이고, 참여기업들은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요금제가 적용되면 일반 가정에서 이른바 똑똑한 전기 소비로 전력과 이산화탄소 절감효과가 높아질 것이고, 기존 전력망에 통신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IT기업들의 스마트홈 비즈니스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제주=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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