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ㆍ플랫폼ㆍ콘텐츠 사업자간 시각차 … 정치 쟁점화 우려도
12일 망중립성포럼 발족과 `망중립성 쟁점과 과제' 세미나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망중립성포럼은 향후 비공개 회의와 공개 심포지움 등을 통해 연내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망중립성포럼의 성과는 향후 정부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망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와 플랫폼ㆍ콘텐츠 사업자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논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망중립성에 대해 보수와 진보간에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자칫 정치 쟁점화할 경우 미궁에 빠질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포럼의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김희수 박사는 "포럼은 가능한 한 사회문화적 쟁점을 배제하고 경제적ㆍ기술적 이슈에 대해 토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망중립성포럼에는 학계를 비롯해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와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이베이옥션 스카이프 등 콘텐츠 사업자, 관련 협회 등 2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도 참여자들간의 입장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망중립성 논쟁은 현재진행형=망중립성 논의는 2002년 팀 우(Tim Wu),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등 학계의 문제 제기로 촉발됐다. 이후 미국은 오랜 논의를 거쳐 2005년 FCC가 망중립성 4원칙(콘텐츠전송ㆍ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접근ㆍ기기의 접근ㆍ경쟁의 혜택)을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오바마 정부 이후 FCC는 2009년 10월 기존 원칙에 비차별성과 투명성을 더한 망중립성 6원칙을 확대 제안했다.
최근에는 망중립성에 대해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원이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리면서 첨예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FCC는 지난 2008년 비트토런트(BitTorrent)의 P2P 트래픽 업로드를 방해한 컴캐스트의 행위에 대해 망중립성 원칙 위배로 시정 명령을 내린바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법원은 컴캐스트의 트래픽 처리 행위를 규제할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FCC는 망중립성 원칙의 법리적 문제를 보완, 지난 5월 6일 초고속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전송요소를 통신 서비스로 재분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 3의 길(The third way)'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과 달리 도매 시장을 규제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통신 규제 체제에서는 망중립성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C는 2009년 11월 개정 통신 규제 개혁안에서 정보의 투명성 및 제공의무, 최저 서비스품질(QoS), 콘텐츠 전송 포함 등 망중립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바 있다.
◇무선망중립성 논쟁 부상=국내에서는 2005년 인터넷전화(VoIP)의 인터넷망 이용대가 산정시부터 망중립성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06년 9월에는 LG파워콤이 하나로텔레콤에 임대한 광동축혼합망(HFC)에서 하나TV 트래픽을 차단하면서 망중립성 논쟁을 야기 시켰다. 또, 2008년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제정 과정에서 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업자의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해 IPTV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망중립성이 도입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등장, P2P 그리드, 커넥티드TV 등의 이슈와 함께 망중립성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간통신사업자의 회선설비를 이용하는 별정통신사업자는 반드시 기간통신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도입 이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면서 무선망중립성 이슈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카이프와 구글보이스 서비스가 애플앱스토어 등록이 거부되면서 미국 FCC가 이 문제에 개입하기도 했다. FCC는 망중립성 원칙을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액세스 플랫폼에 공통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KISDI 김희수 박사는 "지금까지는 정보 트래픽이 유선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점차 무선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유선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선망중립성은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에서도 첨예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KT 공성환 상무는 "WCDMA 등 주파수 역무를 이용해 VoIP를 제공하는 경우 무임승차 논란 뿐 아니라 역무, 번호세칙, 국경간 공급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한다"며 "mVoIP는 망 사업자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는 대표적 무임승차이자 국내법 위반을 초래하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베이옥션스카이프 배동철 상무는 "스카이프 서비스는 통신 서비스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이라며 "mVoIP는 이동전화 업체와 스카이프, 소비자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망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와 플랫폼ㆍ콘텐츠 사업자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논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망중립성에 대해 보수와 진보간에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자칫 정치 쟁점화할 경우 미궁에 빠질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포럼의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김희수 박사는 "포럼은 가능한 한 사회문화적 쟁점을 배제하고 경제적ㆍ기술적 이슈에 대해 토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망중립성포럼에는 학계를 비롯해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와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이베이옥션 스카이프 등 콘텐츠 사업자, 관련 협회 등 2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도 참여자들간의 입장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망중립성 논쟁은 현재진행형=망중립성 논의는 2002년 팀 우(Tim Wu),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등 학계의 문제 제기로 촉발됐다. 이후 미국은 오랜 논의를 거쳐 2005년 FCC가 망중립성 4원칙(콘텐츠전송ㆍ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접근ㆍ기기의 접근ㆍ경쟁의 혜택)을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오바마 정부 이후 FCC는 2009년 10월 기존 원칙에 비차별성과 투명성을 더한 망중립성 6원칙을 확대 제안했다.
최근에는 망중립성에 대해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원이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리면서 첨예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FCC는 지난 2008년 비트토런트(BitTorrent)의 P2P 트래픽 업로드를 방해한 컴캐스트의 행위에 대해 망중립성 원칙 위배로 시정 명령을 내린바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법원은 컴캐스트의 트래픽 처리 행위를 규제할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FCC는 망중립성 원칙의 법리적 문제를 보완, 지난 5월 6일 초고속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전송요소를 통신 서비스로 재분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 3의 길(The third way)'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과 달리 도매 시장을 규제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통신 규제 체제에서는 망중립성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C는 2009년 11월 개정 통신 규제 개혁안에서 정보의 투명성 및 제공의무, 최저 서비스품질(QoS), 콘텐츠 전송 포함 등 망중립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바 있다.
◇무선망중립성 논쟁 부상=국내에서는 2005년 인터넷전화(VoIP)의 인터넷망 이용대가 산정시부터 망중립성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06년 9월에는 LG파워콤이 하나로텔레콤에 임대한 광동축혼합망(HFC)에서 하나TV 트래픽을 차단하면서 망중립성 논쟁을 야기 시켰다. 또, 2008년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제정 과정에서 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업자의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해 IPTV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망중립성이 도입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등장, P2P 그리드, 커넥티드TV 등의 이슈와 함께 망중립성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간통신사업자의 회선설비를 이용하는 별정통신사업자는 반드시 기간통신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도입 이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면서 무선망중립성 이슈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카이프와 구글보이스 서비스가 애플앱스토어 등록이 거부되면서 미국 FCC가 이 문제에 개입하기도 했다. FCC는 망중립성 원칙을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액세스 플랫폼에 공통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KISDI 김희수 박사는 "지금까지는 정보 트래픽이 유선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점차 무선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유선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선망중립성은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에서도 첨예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KT 공성환 상무는 "WCDMA 등 주파수 역무를 이용해 VoIP를 제공하는 경우 무임승차 논란 뿐 아니라 역무, 번호세칙, 국경간 공급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한다"며 "mVoIP는 망 사업자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는 대표적 무임승차이자 국내법 위반을 초래하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베이옥션스카이프 배동철 상무는 "스카이프 서비스는 통신 서비스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이라며 "mVoIP는 이동전화 업체와 스카이프, 소비자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