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정보미디어부 차장
1970∼80년대 세계 IT 시장의 주역은 단연 IBM이었다. 당시 대용량, 고성능의 메인프레임 의 위세에 눌려 IBM에 대적할 만한 기업은 없었다. 그러나 이처럼 영원할 것 같던 `IBM 제국'은 채 10년을 넘지 못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중심이 대용량 메인프레임에서 개인용 PC 시장으로 급변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개인용 PC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더 이상 IBM은 절대강자가 아니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컴팩 등 걸출한 스타들이 IBM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IBM은 그저 메인프레임의 강자에 만족해했다.
결국 1990년대 접어들면서 IBM은 최악의 길로 치닫는다.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IBM을 세계 최고의 IT 기업 반열에 올려놨던 인재들은 하나 둘 등을 진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1993년 구원투수로 등장한 루이스 거스너(Louis v. Gerstner)는 IBM의 대명사인 메인프레임과 단절한다. 대신, 기업과 시장이 요구하는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방향을 돌린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꼬리를 절단하는 도마뱀의 `자절(自切)'과 같은 극단적인 경영혁신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 2010년, 국내 통신업계로 눈을 돌려보자. 국내 통신업체들의 현주소는 1990년대 IBM과 많이 닮아있다.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등 빅3가 아직도 적잖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들은 1993년, IBM과 같은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 통신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었다. 그러나 현재 통신시장은 가입자 둔화, 신성장동력 부재로 `성장통'에 직면하고 있다.
유선전화 시장은 오래 전부터 끝없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SK텔레콤-KT-LG텔레콤이 황금분할하고 있는 이동전화 시장도 가입자가 임계점인 4500만을 넘어서면서 사업자들이 연간 8조원대의 마케팅비를 써가며 출혈경쟁하는 전쟁터로 변질됐다. 여기에 규제권한을 가진 정부당국은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와이브로 신규 사업자 유치와 요금인하 정책으로 사업자들을 옥죄고 있다.
통신업계가 이런식으로 가서는 서로 `공멸한다'는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지만, 정작 뒤돌아서면 또 숫자전쟁을 벌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IBM이 `변해야 생존한다'는 명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과거 오랫동안 메인프레임에 안주했던 것처럼, 국내 통신사들도 변화하기 보다는 과거의 안락함을 더 연장해 보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다.
1993년 IBM이 그랬던 것처럼, KT(컨버전스), SK텔레콤(IPE:산업생산성증대), LG텔레콤(탈 통신)도 각각 저마다의 방식으로 변화를 선택했다. 통신 빅3가 표방한 `변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 이상 기존의 `빨래줄 장사만으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KT는 지난 연말 6000여명의 대규모 명예퇴직 프로그램으로 1조원대를 퇴직금으로 지불했고, SK텔레콤도 내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변화와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에는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성장통'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업체들이 기득권을 지키던 경영에서, 기득권을 버리고 과감히 시장에 눈높이를 맞출 것을 주문한다. IBM이 메인프레임을 포기하는 진통을 겪으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한 것처럼, 국내 통신업계도 기득권인 `빨래줄 장사'를 포기할 때만이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용 PC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더 이상 IBM은 절대강자가 아니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컴팩 등 걸출한 스타들이 IBM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IBM은 그저 메인프레임의 강자에 만족해했다.
결국 1990년대 접어들면서 IBM은 최악의 길로 치닫는다.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IBM을 세계 최고의 IT 기업 반열에 올려놨던 인재들은 하나 둘 등을 진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1993년 구원투수로 등장한 루이스 거스너(Louis v. Gerstner)는 IBM의 대명사인 메인프레임과 단절한다. 대신, 기업과 시장이 요구하는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방향을 돌린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꼬리를 절단하는 도마뱀의 `자절(自切)'과 같은 극단적인 경영혁신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 2010년, 국내 통신업계로 눈을 돌려보자. 국내 통신업체들의 현주소는 1990년대 IBM과 많이 닮아있다.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등 빅3가 아직도 적잖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들은 1993년, IBM과 같은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 통신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었다. 그러나 현재 통신시장은 가입자 둔화, 신성장동력 부재로 `성장통'에 직면하고 있다.
유선전화 시장은 오래 전부터 끝없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SK텔레콤-KT-LG텔레콤이 황금분할하고 있는 이동전화 시장도 가입자가 임계점인 4500만을 넘어서면서 사업자들이 연간 8조원대의 마케팅비를 써가며 출혈경쟁하는 전쟁터로 변질됐다. 여기에 규제권한을 가진 정부당국은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와이브로 신규 사업자 유치와 요금인하 정책으로 사업자들을 옥죄고 있다.
통신업계가 이런식으로 가서는 서로 `공멸한다'는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지만, 정작 뒤돌아서면 또 숫자전쟁을 벌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IBM이 `변해야 생존한다'는 명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과거 오랫동안 메인프레임에 안주했던 것처럼, 국내 통신사들도 변화하기 보다는 과거의 안락함을 더 연장해 보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다.
1993년 IBM이 그랬던 것처럼, KT(컨버전스), SK텔레콤(IPE:산업생산성증대), LG텔레콤(탈 통신)도 각각 저마다의 방식으로 변화를 선택했다. 통신 빅3가 표방한 `변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 이상 기존의 `빨래줄 장사만으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KT는 지난 연말 6000여명의 대규모 명예퇴직 프로그램으로 1조원대를 퇴직금으로 지불했고, SK텔레콤도 내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변화와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에는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성장통'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업체들이 기득권을 지키던 경영에서, 기득권을 버리고 과감히 시장에 눈높이를 맞출 것을 주문한다. IBM이 메인프레임을 포기하는 진통을 겪으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한 것처럼, 국내 통신업계도 기득권인 `빨래줄 장사'를 포기할 때만이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