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원 경제과학부장
이제 계절도 완연한 봄의 색채를 더해가고 있다. 여의도 윤중로에는 벚꽃을 구경나온 인파로 가득하고, 개나리, 진달래 등 봄의 전령들이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절기상으로 한식이 지나면 농촌에서는 한해 농사 준비가 시작된다. 겨우내 방치됐던 논둑을 정비하고 못자리에 쓸 볍씨를 고른다. 하지만 올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심은 수심으로 가득하다.
`제3의 개항'이라고까지 일컫는 한미 FTA협상이 14개월여의 긴 진통 끝에 타결됐다. 이번 협상 타결로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이 바로 농심이기 때문이다. 아직 국회 비준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1조70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 무관세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대가인 셈이다.
현재 한국 제품은 미국시장에서 일본,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미 FTA 타결로 인한 관세철폐는 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 `샌드위치 한국'을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의 아킬레스건으로 고전하던 중소 수출기업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미 수출 중소기업의 80%가 한미 FTA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관세철폐를 통한 수출 증가(77%), 미국제품 수입가격 하락(13%), 투자유치 확대(10%) 등의 효과를 꼽았다.
하지만 지금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고 있을 상황은 못되는 것 같다. 협상의 타결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관세의 혜택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우리는 세계 최강을 상대로 세계 최대의 시장에서 서로가 대등한 경쟁을 하게 되는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대기업과 수출 중소기업의 환영과는 달리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에게는 이번 한미 FTA의 타결이 치명적인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자금과 기술력이 앞선 미국산 제품들이 무관세 혜택을 받아 밀물처럼 들어올 경우 경쟁력이 취약한 내수기업은 구조조정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실업사태로 수 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 무한경쟁의 파고 앞에선 우리 중소기업들은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 이상 정부의 보호와 지원의 울타리 안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자생한다면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센 격랑 속에서 살아남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과 10여년 사이 우리는 벌써 세 번째 개방의 파고를 경험하게 됐다. 지난 1996년 우리는 OECD에 가입하며 시장의 개방과 함께 선진 경제체제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또한 97년에는 IMF관리체제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자본시장에서 우리의 속살을 드러내주고 말았다. 이런 값비싼 경험이 토대가 되어 이번 한미 FTA 타결에 따른 충격도 많이 완충될 수 있었다.
이번 한미 FTA 타결로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업종에 대해 정부는 천문학적인 자금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와 기업들 스스로가 내공을 쌓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출 때 앞으로 다가올 대 일본, 대 중국, 대 EU 등 여타 국가와의 FTA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시장개방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제 계절도 완연한 봄의 색채를 더해가고 있다. 여의도 윤중로에는 벚꽃을 구경나온 인파로 가득하고, 개나리, 진달래 등 봄의 전령들이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절기상으로 한식이 지나면 농촌에서는 한해 농사 준비가 시작된다. 겨우내 방치됐던 논둑을 정비하고 못자리에 쓸 볍씨를 고른다. 하지만 올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심은 수심으로 가득하다.
`제3의 개항'이라고까지 일컫는 한미 FTA협상이 14개월여의 긴 진통 끝에 타결됐다. 이번 협상 타결로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이 바로 농심이기 때문이다. 아직 국회 비준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1조70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 무관세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대가인 셈이다.
현재 한국 제품은 미국시장에서 일본,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미 FTA 타결로 인한 관세철폐는 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 `샌드위치 한국'을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의 아킬레스건으로 고전하던 중소 수출기업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미 수출 중소기업의 80%가 한미 FTA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관세철폐를 통한 수출 증가(77%), 미국제품 수입가격 하락(13%), 투자유치 확대(10%) 등의 효과를 꼽았다.
하지만 지금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고 있을 상황은 못되는 것 같다. 협상의 타결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관세의 혜택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우리는 세계 최강을 상대로 세계 최대의 시장에서 서로가 대등한 경쟁을 하게 되는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대기업과 수출 중소기업의 환영과는 달리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에게는 이번 한미 FTA의 타결이 치명적인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자금과 기술력이 앞선 미국산 제품들이 무관세 혜택을 받아 밀물처럼 들어올 경우 경쟁력이 취약한 내수기업은 구조조정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실업사태로 수 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 무한경쟁의 파고 앞에선 우리 중소기업들은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 이상 정부의 보호와 지원의 울타리 안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자생한다면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센 격랑 속에서 살아남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과 10여년 사이 우리는 벌써 세 번째 개방의 파고를 경험하게 됐다. 지난 1996년 우리는 OECD에 가입하며 시장의 개방과 함께 선진 경제체제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또한 97년에는 IMF관리체제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자본시장에서 우리의 속살을 드러내주고 말았다. 이런 값비싼 경험이 토대가 되어 이번 한미 FTA 타결에 따른 충격도 많이 완충될 수 있었다.
이번 한미 FTA 타결로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업종에 대해 정부는 천문학적인 자금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와 기업들 스스로가 내공을 쌓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출 때 앞으로 다가올 대 일본, 대 중국, 대 EU 등 여타 국가와의 FTA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시장개방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