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호 통신콘텐츠부장
오래 전부터 동양에서는 활쏘기의 본질이 과녁을 관통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심신을 다스리는 하나의 예(禮)로 자리하고 있다. 즉, 단순히 화살을 날리는 기술이 아닌 예술의 차원이며, 끝없이 정진해야만 하는 득도의 방편이기도 했다. 또한 몸과 정신의 이원성을 제압하고 그 고요함으로 심신을 통합하는 수련법으로 강조돼 왔다. 활을 잡은 손은 태산같이 버티고 시위를 잡은 손은 어린아이를 감싸듯 하는 것이며, 앞발은 계란을 밟듯이 하고 뒷발은 살모사나 전갈을 밟듯이 하라는 사수의 자세는 오늘의 인생을 사는 하나의 지혜로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활쏘기는 현란한 기예를 뽐내는 것이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정조준하고, 궁극적으로는 해탈 또는 득도에 이르는 길이어서 이때 활쏘기는 `기예를 넘어선 기예'가 된다.
출발부터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3기 방송위원회을 보면서 문득 활쏘기에 대해 생각이 떠올랐다.
방송위원회를 비롯한 방송계에서는 이번 위원회 구성이 정치권과 청와대의 추천으로 임명된 인물의 면면에서 보여지듯 파행운영은 어쩌면 필연적 귀결이라는 시각을 갖고있다.
사실 3기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을 보면서 지난 1, 2기 때 보다 분명히 후퇴한 느낌을 준다. 너무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정치적 성향' 때문에 마치 국회 문광위원회 구성을 보는 듯한 착각까지 느끼게 한다. 지극히 `코드적' 이고 `이데올로기적'인 3기 위원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팀 컬러를 지닌 3기 위원회가 과연 방송통신융합으로 인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 중장기 정책마련을 필두로 당면한 방송계의 산적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해 나갈지 의문이다.
이는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이 각 당의 향후 대선 전략에 유리한 인물들 위주로 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균형 잡힌 정책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점은 자명해진다. 방송위 사무처 관계자조차 "지상파 사업자의 압력을 느끼고 있으며, 지상파 위주의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의 와중에서 3기 위원회에서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한 점은 무엇을 시사할까.
이러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방송위 노조의 반발은 분명 일리가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현행 법 절차에 의해 `적법하게' 선임된 위원회 구성에 대해 특정 인사의 성향을 이유로 물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지난 1, 2기 위원회를 거치면서 방송위에 관한 인식중의 하나는 오늘날 방송위는 민주화 과정에서 탄생한 시대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지난 몇년동안 방송위 구성원들은 지나치게 도덕적 우월감에 빠진 듯한 느낌이 강했다. 많은 사람들이 방송위의 위상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조직원의 행태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 경우가 많았다. 즉, 총론은 인정하지만 각론에서는 뭔가 부족함을 느껴온 게 사실인 것이다.
이제 며칠 후면 또다시 방송위의 위상 논의를 포함한 방송통신 융합을 위한 논의의 장이 펼쳐지게 된다. 방송통신융합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기 위한 시점에서 방송위는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또 한번 철저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론이 언제까지나 방송위에 호의적일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오래 전부터 동양에서는 활쏘기의 본질이 과녁을 관통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심신을 다스리는 하나의 예(禮)로 자리하고 있다. 즉, 단순히 화살을 날리는 기술이 아닌 예술의 차원이며, 끝없이 정진해야만 하는 득도의 방편이기도 했다. 또한 몸과 정신의 이원성을 제압하고 그 고요함으로 심신을 통합하는 수련법으로 강조돼 왔다. 활을 잡은 손은 태산같이 버티고 시위를 잡은 손은 어린아이를 감싸듯 하는 것이며, 앞발은 계란을 밟듯이 하고 뒷발은 살모사나 전갈을 밟듯이 하라는 사수의 자세는 오늘의 인생을 사는 하나의 지혜로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활쏘기는 현란한 기예를 뽐내는 것이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정조준하고, 궁극적으로는 해탈 또는 득도에 이르는 길이어서 이때 활쏘기는 `기예를 넘어선 기예'가 된다.
출발부터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3기 방송위원회을 보면서 문득 활쏘기에 대해 생각이 떠올랐다.
방송위원회를 비롯한 방송계에서는 이번 위원회 구성이 정치권과 청와대의 추천으로 임명된 인물의 면면에서 보여지듯 파행운영은 어쩌면 필연적 귀결이라는 시각을 갖고있다.
사실 3기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을 보면서 지난 1, 2기 때 보다 분명히 후퇴한 느낌을 준다. 너무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정치적 성향' 때문에 마치 국회 문광위원회 구성을 보는 듯한 착각까지 느끼게 한다. 지극히 `코드적' 이고 `이데올로기적'인 3기 위원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팀 컬러를 지닌 3기 위원회가 과연 방송통신융합으로 인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 중장기 정책마련을 필두로 당면한 방송계의 산적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해 나갈지 의문이다.
이는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이 각 당의 향후 대선 전략에 유리한 인물들 위주로 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균형 잡힌 정책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점은 자명해진다. 방송위 사무처 관계자조차 "지상파 사업자의 압력을 느끼고 있으며, 지상파 위주의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의 와중에서 3기 위원회에서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한 점은 무엇을 시사할까.
이러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방송위 노조의 반발은 분명 일리가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현행 법 절차에 의해 `적법하게' 선임된 위원회 구성에 대해 특정 인사의 성향을 이유로 물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지난 1, 2기 위원회를 거치면서 방송위에 관한 인식중의 하나는 오늘날 방송위는 민주화 과정에서 탄생한 시대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지난 몇년동안 방송위 구성원들은 지나치게 도덕적 우월감에 빠진 듯한 느낌이 강했다. 많은 사람들이 방송위의 위상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조직원의 행태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 경우가 많았다. 즉, 총론은 인정하지만 각론에서는 뭔가 부족함을 느껴온 게 사실인 것이다.
이제 며칠 후면 또다시 방송위의 위상 논의를 포함한 방송통신 융합을 위한 논의의 장이 펼쳐지게 된다. 방송통신융합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기 위한 시점에서 방송위는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또 한번 철저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론이 언제까지나 방송위에 호의적일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