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춤추는 모니터… 움직이지 않는 시선들
국경없는 사이버 전쟁터
5일 오전 10시, 외환은행 중구 을지로 본점 19층 딜링룸 . 연일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간혹 여기저기서 "6.5 오퍼(offer), 5.0 비드(bid)"라는 매도 및 매수 주문이 오고갔지만 환율 급락의 후폭풍이 잠시 안정세에 접어든 듯했다. 대부분의 딜러들은 눈으로 모니터를 주시하면서 책상위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해외 브로커들의 거래 주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딜링룸에서 만난 이준규 선임딜러는 "어제(4일)는 외환시장 개장 직후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갑자기 매도 주문이 몰려 정신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후 환율이 보합권을 형성,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선임딜러는 지난해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기조가 한풀 꺾인데다 대규모 환차손을 우려한 수출업체들의 적극적인 매도세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엔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고점인 121엔대에서 115엔 수준까지 급락하는 등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오전 11시를 넘어서자 거래는 더욱 뜸해졌다. 하지만 외환딜러들은 여전히 틈틈히 모니터를 통해 외국 시장 동향과 경제 지표 등을 체크하며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가끔 이 선임딜러에게 전화가 걸려와 대화가 끊기기도 했다. 환율이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환율시장은 여전히 폭풍전야인 것처럼 보였다.
이 선임딜러는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반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도 대규모 달러 매도보다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 선임딜러는 지난해 정부가 구두 개입 등 강도 높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부가 구두 개입에 이어 좀더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오후 12시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1~2명의 직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통상 4~5명으로 구성된 팀원 중 2~3명은 자리에 남아 모니터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점심식사를 주문해 허겁지겁 식사를 하기도 했다.
임희진 코퍼레이트 세일스팀 과장은 "지금은 조정 상태에서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기업들은 향후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4일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서둘러 달러를 매도하지 않고 환율 변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달러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과장은 기업들이 향후 환율 하락을 추세로 받아들일 경우 달러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다시 한번 외환시장에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 과장의 얼굴에는 환율 시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국경없는 사이버 전쟁터
5일 오전 10시, 외환은행 중구 을지로 본점 19층 딜링룸 . 연일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간혹 여기저기서 "6.5 오퍼(offer), 5.0 비드(bid)"라는 매도 및 매수 주문이 오고갔지만 환율 급락의 후폭풍이 잠시 안정세에 접어든 듯했다. 대부분의 딜러들은 눈으로 모니터를 주시하면서 책상위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해외 브로커들의 거래 주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딜링룸에서 만난 이준규 선임딜러는 "어제(4일)는 외환시장 개장 직후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갑자기 매도 주문이 몰려 정신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후 환율이 보합권을 형성,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선임딜러는 지난해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기조가 한풀 꺾인데다 대규모 환차손을 우려한 수출업체들의 적극적인 매도세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엔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고점인 121엔대에서 115엔 수준까지 급락하는 등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오전 11시를 넘어서자 거래는 더욱 뜸해졌다. 하지만 외환딜러들은 여전히 틈틈히 모니터를 통해 외국 시장 동향과 경제 지표 등을 체크하며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가끔 이 선임딜러에게 전화가 걸려와 대화가 끊기기도 했다. 환율이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환율시장은 여전히 폭풍전야인 것처럼 보였다.
이 선임딜러는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반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도 대규모 달러 매도보다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 선임딜러는 지난해 정부가 구두 개입 등 강도 높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부가 구두 개입에 이어 좀더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오후 12시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1~2명의 직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통상 4~5명으로 구성된 팀원 중 2~3명은 자리에 남아 모니터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점심식사를 주문해 허겁지겁 식사를 하기도 했다.
임희진 코퍼레이트 세일스팀 과장은 "지금은 조정 상태에서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기업들은 향후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4일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서둘러 달러를 매도하지 않고 환율 변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달러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과장은 기업들이 향후 환율 하락을 추세로 받아들일 경우 달러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다시 한번 외환시장에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 과장의 얼굴에는 환율 시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