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등 정상급 연예인 99명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담긴 이른바 `연예인 X 파일'이 인터넷 공간에서 무차별로 유포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정보화 악령'을 보는 듯 하다. 113쪽에 이르는 이 파일은 연예인들의 매력과 재능에 대한 평가ㆍ전망과 함께 이성관계, 성생활 등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소문까지 노골적으로 싣고 있다. 연예인에 대한 단언적인 평가는 그렇다 해도, 시중에 나도는 악성루머까지 여과 없이 기록한 것은 상식을 넘어선다. 변태적인 게이라든가, 호스트바를 출입한다거나, 이성관계가 문란하다거나, 조울증이 있다거나 하는 내용들은 해당 연예인들의 인격을 짓밟는 테러가 아닐 수 없다. 99명의 스타들이 사이버의 제단에 말초적 호기심의 제물로 던져지고 온 나라의 네티즌들이 마치 피에 굶주렸다는 듯 한꺼번에 달려드는 일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오래 전부터 타인의 인격을 빨아먹는 `정보화 악령'의 출몰을 경험해왔다. 수년 전 인터넷 공간에서 일부 연예인의 은밀한 비디오가 나돌았을 때 얼마나 많은 네티즌들이 훔쳐보기 병리와 그 폭력에 도취했었는가? 타인의 인격을 파괴하는 `정보화 악령'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처에 배회한다. 그런데 이번 `연예인 X 파일'이 주문(呪文)한 악령은 그 어느때보다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하다. 이미 일본을 비롯,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심지어 멀리 미국이나 유럽의 대륙에까지 날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해당 연예인들은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도 있는 처지에 몰렸다. 이제부터는 이들이 영화와 TV, CF에 멋진 모습으로 나온들 과연 누가 예전처럼 박수를 쳐줄 수 있을까? 아니, 벌써부터 일본 언론에서는 호재를 만든 듯, 해당 연예인들을 내리깎고 있다는 소식이다.
흔히 사회학자들은 기술만능 시대의 중요한 특성으로 `위험의 상존'을 지적한다. 전통적 형태의 사회에서는 홍수나 흉작 같은 자연적 재해가 주로 발생했으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술 자체에 의해서 사고가 일어난다. 기술발전으로 인한 사고는 일상적 삶의 일부를 이루고, 그 재난의 망령은 어떤 집단적 편집증을 일으킨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기술만능시대의 위험을 이렇게 지적한다. "사회가 정상화될수록, 그 주변부에서 광인과 비정상인이 나타나는 것처럼, 이성과 자연에 대한 기술적 지배가 심화될수록 그 주위에서는 `자연의 유기적 신체'가 파국을 맞고 비이성이라는 약체현상(defaillance)이 출현한다.(...) 그래서 우리 문화는 집단편집증에 걸리게 된다."
그렇다면, 정보화시대의 집단편집증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더욱 진보된 기술을 통해서만 대응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어쩌면 새로 고안된 기술은 좀더 진화된 형태의 망령을 출몰시킬 뿐이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일깨우고, 공동체적 인격의 교환을 추구해야 한다. 혹시 우리는 모니터의 뒤에 몰래 숨어서 파일을 인터넷에 퍼뜨리고 즐겁게 읽으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번 파문에서 사법적 처리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타인과 나의 인격을 되찾도록 노력하는 일일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오래 전부터 타인의 인격을 빨아먹는 `정보화 악령'의 출몰을 경험해왔다. 수년 전 인터넷 공간에서 일부 연예인의 은밀한 비디오가 나돌았을 때 얼마나 많은 네티즌들이 훔쳐보기 병리와 그 폭력에 도취했었는가? 타인의 인격을 파괴하는 `정보화 악령'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처에 배회한다. 그런데 이번 `연예인 X 파일'이 주문(呪文)한 악령은 그 어느때보다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하다. 이미 일본을 비롯,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심지어 멀리 미국이나 유럽의 대륙에까지 날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해당 연예인들은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도 있는 처지에 몰렸다. 이제부터는 이들이 영화와 TV, CF에 멋진 모습으로 나온들 과연 누가 예전처럼 박수를 쳐줄 수 있을까? 아니, 벌써부터 일본 언론에서는 호재를 만든 듯, 해당 연예인들을 내리깎고 있다는 소식이다.
흔히 사회학자들은 기술만능 시대의 중요한 특성으로 `위험의 상존'을 지적한다. 전통적 형태의 사회에서는 홍수나 흉작 같은 자연적 재해가 주로 발생했으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술 자체에 의해서 사고가 일어난다. 기술발전으로 인한 사고는 일상적 삶의 일부를 이루고, 그 재난의 망령은 어떤 집단적 편집증을 일으킨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기술만능시대의 위험을 이렇게 지적한다. "사회가 정상화될수록, 그 주변부에서 광인과 비정상인이 나타나는 것처럼, 이성과 자연에 대한 기술적 지배가 심화될수록 그 주위에서는 `자연의 유기적 신체'가 파국을 맞고 비이성이라는 약체현상(defaillance)이 출현한다.(...) 그래서 우리 문화는 집단편집증에 걸리게 된다."
그렇다면, 정보화시대의 집단편집증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더욱 진보된 기술을 통해서만 대응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어쩌면 새로 고안된 기술은 좀더 진화된 형태의 망령을 출몰시킬 뿐이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일깨우고, 공동체적 인격의 교환을 추구해야 한다. 혹시 우리는 모니터의 뒤에 몰래 숨어서 파일을 인터넷에 퍼뜨리고 즐겁게 읽으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번 파문에서 사법적 처리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타인과 나의 인격을 되찾도록 노력하는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