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전 기자는 연령대가 30~40 대인 기술 벤처인들의 친목 연구 모임에 옵저버 자격으로 가끔씩 참여해 벤처 관련 지식과 정보들을 서로 주고받은 적이 있다. 모임의 이름은 `○○연구회'로, 회원수는 30여명으로 규모도 제법 컸고, 때론 관련 전문가들을 연사로도 초청해 `의미있는'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당시에는 이러저러한 벤처 연구모임들이 꽤 많았다. 아주 드물게 더러는 회원들간의 부적절한 관계가 볼거져 나왔지만, 대부분의 모임들은 당시에 우리 사회의 화두였던 벤처문화를 연구하는 게 주목적이었다.
그 많던 벤처 친목모임들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다. 기자가 참여했던 `○○ 연구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모임의 간사격인 게임개발업체의 K사장은 부동산개발업자로 변신해 최근 기자 앞에 나타났다. 올해 나이 42살의 그는 아무리 밤새워 돈과 정력을 쏟아부어도 수많은 업체들의 경쟁을 뚫고 판로를 개척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결국 사업체를 헐값에 넘기고, 그 대신 행정수도로 결정된 충청도의 땅과 기업도시로 유력한 전라도 등의 땅을 중개하는 일에 나서고 있단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요즘에는 벤처인들 치고 돈벌기 손쉬운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K사장이 들려준 회원들의 동정은 희소식이 거의 없고 씁쓸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영어 전문 e러닝업체 운영에 실패해 동료들의 돈을 떼먹고 사라진 L씨, 직원들의 급여를 못줘 고발당한 보안업체의 C사장, 몇 년 동안 실속없이 바쁘게 뛰기만 한 탓에 가정을 소홀히 해 이혼당한 모바일 콘텐츠업체의 Y씨…, 연구회원들 가운데 성공한 사람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아무리 성공보다 실패의 가능성이 훨씬 많고, 그래서 성공이 더욱 빛나는 게 벤처기업의 속성이라지만, 친분 있는 벤처인들의 잇단 침몰은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이들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 따라 몰락한 것이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수가 나름대로의 뛰어난 기술과 인력을 갖췄는데도, 창업 단계를 지나 시장진입단계나 원금회수의 단계에 들어섰던 도중에 지속적인 자금조달을 못해 몰락했다는 소식이다.
벤처기업은 투입의 3대 요소인 자본, 기술, 인력중 자본을 외부에 의존하는 형태의 기업군이다. 기술과 인력만 제대로 갖춘다면, 어디서든 다양한 자금을 끌어들여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는 게 벤처기업이며, 이 때문에 능력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아직도 벤처기업에 미련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갑다. 벤처기업들이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해도, 자금조달방법이 무척 제한적인데다가 설사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는다고 해도 대부분이 `우물에서 숭늉찾는 식'의 성급한 자금회수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벤처캐피털들까지 앞다퉈 본업보다는 땅 사기 대열에 동참하면서 벤처인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한 모양이다.
최근 경기활성화방안의 하나로 `한국판 뉴딜'정책을 마련 중인 정부가 그 일환으로 이른바 `디지털 뉴딜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중소기업청도 조만간 벤처산업을 살리기 위한 신 벤처정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벤처인들에게 모처럼의 기대를 주고 있다. 벤처기업인들의 가슴아픈 실패담보다는 진한 성공담이 더 많기를 기대해본다.
그 많던 벤처 친목모임들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다. 기자가 참여했던 `○○ 연구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모임의 간사격인 게임개발업체의 K사장은 부동산개발업자로 변신해 최근 기자 앞에 나타났다. 올해 나이 42살의 그는 아무리 밤새워 돈과 정력을 쏟아부어도 수많은 업체들의 경쟁을 뚫고 판로를 개척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결국 사업체를 헐값에 넘기고, 그 대신 행정수도로 결정된 충청도의 땅과 기업도시로 유력한 전라도 등의 땅을 중개하는 일에 나서고 있단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요즘에는 벤처인들 치고 돈벌기 손쉬운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K사장이 들려준 회원들의 동정은 희소식이 거의 없고 씁쓸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영어 전문 e러닝업체 운영에 실패해 동료들의 돈을 떼먹고 사라진 L씨, 직원들의 급여를 못줘 고발당한 보안업체의 C사장, 몇 년 동안 실속없이 바쁘게 뛰기만 한 탓에 가정을 소홀히 해 이혼당한 모바일 콘텐츠업체의 Y씨…, 연구회원들 가운데 성공한 사람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아무리 성공보다 실패의 가능성이 훨씬 많고, 그래서 성공이 더욱 빛나는 게 벤처기업의 속성이라지만, 친분 있는 벤처인들의 잇단 침몰은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이들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 따라 몰락한 것이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수가 나름대로의 뛰어난 기술과 인력을 갖췄는데도, 창업 단계를 지나 시장진입단계나 원금회수의 단계에 들어섰던 도중에 지속적인 자금조달을 못해 몰락했다는 소식이다.
벤처기업은 투입의 3대 요소인 자본, 기술, 인력중 자본을 외부에 의존하는 형태의 기업군이다. 기술과 인력만 제대로 갖춘다면, 어디서든 다양한 자금을 끌어들여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는 게 벤처기업이며, 이 때문에 능력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아직도 벤처기업에 미련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갑다. 벤처기업들이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해도, 자금조달방법이 무척 제한적인데다가 설사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는다고 해도 대부분이 `우물에서 숭늉찾는 식'의 성급한 자금회수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벤처캐피털들까지 앞다퉈 본업보다는 땅 사기 대열에 동참하면서 벤처인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한 모양이다.
최근 경기활성화방안의 하나로 `한국판 뉴딜'정책을 마련 중인 정부가 그 일환으로 이른바 `디지털 뉴딜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중소기업청도 조만간 벤처산업을 살리기 위한 신 벤처정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벤처인들에게 모처럼의 기대를 주고 있다. 벤처기업인들의 가슴아픈 실패담보다는 진한 성공담이 더 많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