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도ㆍ감청 문제가 비화기(秘話機) 개발과 맞물려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휴대폰 도ㆍ감청' 문제는 지난 5년간 국정감사 때 마다 거론된 사안이지만 올해는 복제 휴대폰을 통한 도청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군이나 수사당국 등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 수행하는 감청은 차치하고, 일단 휴대폰 도청쪽에 초점을 맞춰보자. 휴대폰 도청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가능하다'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상태다. 다만, 여기에는 `기술적ㆍ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는다. 뒤집어 보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이 최근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CDMA휴대폰은 보안 기능이 매우 뛰어나 현실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하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주장'한 것도 이같은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CDMA휴대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로 수십년간 연산작업을 해야 하며, 복제휴대폰 사례처럼 상대방 단말기의 고유번호(ESN번호)를 알아내도 두 대의 단말기가 20m이내에 있어야 하는 등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야 도청이 가능하다는 것 등이 현 단계의 논의 수준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일반 휴대폰 이용자들이 도청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오히려 정보통신의 발전 추이와 개인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정비례한다는 점에 있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사석에서 "굳이 도청을 하려면 자동차나 사무실, 또는 자택 등에 초소형 도청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휴대폰 도청 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당국자는 "첨단기기를 이용해 개인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갖가지 수단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휴대폰 도청에 누가 매달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음성 보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단문메시지(SMS) 등 데이터쪽으로 점차 옮아가는 상황에서 휴대폰 도청 가능성에 집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지 모른다.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경우 100% 몰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위협적이다.
최근 불거진 비화기 개발 논란은 휴대폰 도청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번 국감에서 모 의원이 휴대폰 `감청'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것은 휴대폰 `도청'이 가능하다는 반증이 아니냐"고 질타했지만 논의의 핵심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비화기술 개발은 비상사태나 전쟁과 같은 국가위기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추진해야 할 만큼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다.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비화기 개발 문제가 도청 공방에 뒤섞여 희화화된 것이 오히려 문제인 것이다.
사실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용어에는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에 대한 `비수'가 숨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의 `유비쿼터스 시대'가 현실화될 경우, 역설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채널이 더욱 다양화ㆍ첨단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IT부문의 전광석화같은 기술 진화를 따라잡을 정도로 정부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군이나 수사당국 등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 수행하는 감청은 차치하고, 일단 휴대폰 도청쪽에 초점을 맞춰보자. 휴대폰 도청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가능하다'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상태다. 다만, 여기에는 `기술적ㆍ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는다. 뒤집어 보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이 최근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CDMA휴대폰은 보안 기능이 매우 뛰어나 현실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하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주장'한 것도 이같은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CDMA휴대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로 수십년간 연산작업을 해야 하며, 복제휴대폰 사례처럼 상대방 단말기의 고유번호(ESN번호)를 알아내도 두 대의 단말기가 20m이내에 있어야 하는 등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야 도청이 가능하다는 것 등이 현 단계의 논의 수준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일반 휴대폰 이용자들이 도청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오히려 정보통신의 발전 추이와 개인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정비례한다는 점에 있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사석에서 "굳이 도청을 하려면 자동차나 사무실, 또는 자택 등에 초소형 도청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휴대폰 도청 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당국자는 "첨단기기를 이용해 개인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갖가지 수단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휴대폰 도청에 누가 매달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음성 보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단문메시지(SMS) 등 데이터쪽으로 점차 옮아가는 상황에서 휴대폰 도청 가능성에 집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지 모른다.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경우 100% 몰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위협적이다.
최근 불거진 비화기 개발 논란은 휴대폰 도청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번 국감에서 모 의원이 휴대폰 `감청'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것은 휴대폰 `도청'이 가능하다는 반증이 아니냐"고 질타했지만 논의의 핵심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비화기술 개발은 비상사태나 전쟁과 같은 국가위기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추진해야 할 만큼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다.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비화기 개발 문제가 도청 공방에 뒤섞여 희화화된 것이 오히려 문제인 것이다.
사실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용어에는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에 대한 `비수'가 숨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의 `유비쿼터스 시대'가 현실화될 경우, 역설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채널이 더욱 다양화ㆍ첨단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IT부문의 전광석화같은 기술 진화를 따라잡을 정도로 정부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