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6~7년 전쯤의 일이다. 시류에 뒤떨어지는 사람을 판별하는 질문으로 `아직도 강북에 사십니까.' `아직도 담배를 피우십니까.' `아직도 2차 가십니까.' 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었다. 이 중 첫 번째 질문은 서울 강남지역이 기업인 법조인 공무원 정치인 문화예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살고있는 데다, 소위 8학군 지역이어서 당시에도 최적 주거지였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강북에 거주하는 사람은 세상물정 모르는 팔불출이 돼야 했었다.
하여튼 이런 우스갯소리를 귀담아 들었다면, 적어도 집값 때문에 지금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을 게다. 1997/98년 외환위기 때 단 한번 출렁거림은 있었지만,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굳이 손해를 봤다고는 할 수도 없을 게고, 그 고비를 넘겨 찐득하게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지금까지 거머쥐고 있다면 막대한 시세 차익에 내심 흐뭇할 것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섰고 일부 재건축단지는 개발프리미엄이 붙어 평당 4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서울 서초, 강남, 송파 일대의 아파트 가격은 최근 2년새 곱절가량 올랐다. 재건축을 중심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유명 학원들이 밀집해 교육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폭등세를 탔다. 이어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조치는 시소게임을 벌이듯, 반복적으로 주변지역 기존 아파트와 신규 분양 아파트 값을 끌어 올렸다.
물론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4차례(1.8, 3.6, 8.9, 9.4), 올들어서는 3차례(4.25, 5.8, 5.23) 소나기식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부동산투기지역 지정, 분양권 전매금지,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 강화, 양도소득세 기준시가 상향조정, 세무조사 실시, 신도시 건설 발표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뛰는 주택가격을 잡으려고 고삐를 당겼지만, 오히려 강남지역은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호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역기능을 초래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왜 강남인가. 이는 근본적으로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보다는 지역적 특성을 살펴야 할 듯하다. 학교 병원 공원 문화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서울의 부유층이 집중된 `커뮤니티 프리미엄'이 존재하고 개발이익에 따른 기대이윤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매물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팔려나갈 정도로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즉 강남 아파트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의 3박자를 모두 갖췄으니 재테크 대상으로도 더할 나위가 없는 셈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1983년 이후 9년간의 부동산 버블 팽창기를 거쳐 1992년부터는 부동산 버블붕괴에 따른 금융부실과 실물경제 위축의 복합불황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강남 아파트 값을 잡지 못하면 부동산 버블을 야기, 일본처럼 장기불황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마지막 수단을 써서라도 상식을 벗어나는 아파트 값은 현실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 이제 남은 수단은 취득 등록세, 재산세를 대폭 올리는 것이다. 불노소득이라고 할지라도 소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세금이 있다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가수요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송하식 경제부장ㆍ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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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이런 우스갯소리를 귀담아 들었다면, 적어도 집값 때문에 지금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을 게다. 1997/98년 외환위기 때 단 한번 출렁거림은 있었지만,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굳이 손해를 봤다고는 할 수도 없을 게고, 그 고비를 넘겨 찐득하게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지금까지 거머쥐고 있다면 막대한 시세 차익에 내심 흐뭇할 것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섰고 일부 재건축단지는 개발프리미엄이 붙어 평당 4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서울 서초, 강남, 송파 일대의 아파트 가격은 최근 2년새 곱절가량 올랐다. 재건축을 중심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유명 학원들이 밀집해 교육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폭등세를 탔다. 이어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조치는 시소게임을 벌이듯, 반복적으로 주변지역 기존 아파트와 신규 분양 아파트 값을 끌어 올렸다.
물론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4차례(1.8, 3.6, 8.9, 9.4), 올들어서는 3차례(4.25, 5.8, 5.23) 소나기식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부동산투기지역 지정, 분양권 전매금지,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 강화, 양도소득세 기준시가 상향조정, 세무조사 실시, 신도시 건설 발표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뛰는 주택가격을 잡으려고 고삐를 당겼지만, 오히려 강남지역은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호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역기능을 초래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왜 강남인가. 이는 근본적으로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보다는 지역적 특성을 살펴야 할 듯하다. 학교 병원 공원 문화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서울의 부유층이 집중된 `커뮤니티 프리미엄'이 존재하고 개발이익에 따른 기대이윤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매물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팔려나갈 정도로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즉 강남 아파트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의 3박자를 모두 갖췄으니 재테크 대상으로도 더할 나위가 없는 셈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1983년 이후 9년간의 부동산 버블 팽창기를 거쳐 1992년부터는 부동산 버블붕괴에 따른 금융부실과 실물경제 위축의 복합불황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강남 아파트 값을 잡지 못하면 부동산 버블을 야기, 일본처럼 장기불황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마지막 수단을 써서라도 상식을 벗어나는 아파트 값은 현실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 이제 남은 수단은 취득 등록세, 재산세를 대폭 올리는 것이다. 불노소득이라고 할지라도 소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세금이 있다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가수요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송하식 경제부장ㆍ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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