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담은 상품의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좋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 최하위 15개 상품 중 12개가 이차전지 관련 ETF였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나쁜 ETF는 'KODEX 2차전지산업 레버리지'로 지난해 5월 21일 3585원이었던 가격이 이날 672원으로 81.26% 떨어졌다. 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를 제외하면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56.36%)가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KODEX 2차전지산업 레버리지는 POSCO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 LG화학 등 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을 담아놓은 상품이다. 이 상품 다음으로 하락률이 높은 'TIGER 2차전지TOP10 레버리지'(-79.83%) 역시 종목 구성이 유사하다.
최근 1년 수익률 기준 하위 15개 상품 중 3개 상품을 제외한 12개가 이차전지 관련 상품이었다.
특히 'TIGER 2차전지소재Fn',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 등은 다른 섹터의 레버리지 상품보다도 낙폭이 컸다.
하지만 이 같은 낮은 수익률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도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과 실적 하락, 중국 경쟁업체의 성장, 미중 관세 이슈 등으로 업황 전망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반등'을 노리고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꼴찌'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에는 최근 1년간 306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개인이 사들인 순매수 금액만 3038억원에 달한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도 1년간 유입된 1109억원 중 1048억원이 개인의 몫이었다.
레버리지 외 KODEX 2차전지산업, TIGER 2차전지TOP10 등 일반 ETF에도 각각 2589억원과 1654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반면 국내 기업보다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중국 이차전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차이나차전지MSCI'에서는 2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보다 국내 기업의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배터리 품목에 대한 미국의 관세 발효 영향과 전기차 제조사의 낮아진 가이던스, CATL의 나트륨 배터리 개발 등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릴 것으로 봤다.
한국산 배터리는 중국산에 비해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미국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차량 가격의 8%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전기차 제조사가 향후 전망을 보수적으로 선회한 것도 국내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 발표 기간 미국 전기차 고객사가 연간 판매량을 하향 조정하고, 리비안의 경우 연간 판매 전망을 기존 5만1000대에서 4만대까지 줄이고 있지만, 국내 양극재 공급업체는 연초 계획한 출하 목표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은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결과로 투심 개선 기대감도 있다"면서도 "개별 테마 부각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전방 전기차 기업의 판매 전략 변화에 비해 일부 재료 밸류체인들의 전망치에 괴리가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도 불확실해 미국 시장 의존도가 커진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대한 투자 리스크는 낮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