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90일간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해 중국발 미주 노선 해운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음달 말 쯤에는 미국으로 가는 화물 운임이 지금의 2배 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미중 관세 유예에 따른 해운 시황 동향·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발 미주 노선 운임이 6월 말까지 100% 이상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미중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 무역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적용하던 추가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 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양국 간 수출입이 재개돼 중국발 미주 화물 노선 운임이 급등하는 추세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기준으로 지난 16일 미국 서안으로 가는 운임은 3091달러로 미중 관세인하 발표(12일) 직전인 9일(2347달러)에 비해 31.7% 상승했다. 미 동안 노선 운임도 같은 기간 22% 높아지며 4000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은 내달부터 미주 노선 운임(40피트 컨테이너 기준)을 3000달러 추가 인상한다고 밝힌 상태다. 선사들은 또 통상 7~10월에 부과하는 최소 1000달러 이상의 성수기 할증료를 6월부터 운임과 별도로 부과하겠다고 공지했다.
선사들은 양국 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급히 미주노선 선복 확보에 나섰지만, 해상운송의 특성 상 다시 미주 노선 선복 공급을 늘리려면 최소 2주에서 3주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으로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이는 중소 수출입 기업들의 물류비용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물류비(운반비)가 6407억원, LG전자는 7845억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수출 물량이 같다면 이 비용은 다음달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특히 장기계약 운임을 많이 이용하는 대기업에 비해 현물 스팟 운임(시장 가격)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봉걸 무협 물류서비스실장은 "미중 관세 협상 경과에 따라 관세 재인상 가능성과 관세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공존하는 등 물류 공급망의 불확실성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