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화에어로는 2조3000억원 규모로 추진하던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규모가 2조9188억원으로 커졌다고 공시했다.
발행 예정인 신주 수가 426만7200주로 동일하지만, 발행가액이 기존 53만9000원에서 68만4000원(1차)으로 크게 뛰었다. 금액으로는 14만5000원, 비율로는 26.9%가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최근 한화에어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3월 처음 3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예정 발행가액을 60만5000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2조3000억원으로 규모를 줄이며 예정 발행가액을 53만9000원으로 변경했다.
수정된 유상증자 추진안을 의결한 이사회 전일(4월 7일)을 기산일로 예정 발행가액을 다시 산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에어로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잠시 주춤했을 때다. 전체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해 발행가액으로 재산정했고, 이를 고려해 새로 발행할 주식(신주) 수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후 한 차례 더 증권보고서를 정정했지만, 예정 발행가액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약 한 달 반 만에 1차 발행가액을 산정했다. 그 사이 한화에어로 주가가 치솟으며 1차 발행가액이 68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신주 수를 그대로 유지하며 유상증자 전체 규모가 커진 것이다.
각 발행가액은 기산일을 기준으로 1개월 가중산술평균 주가와 1주일 가중산술평균 주가 및 기산일 종가를 산술평균해 산정한 가액과 기산일 종가 중 낮은 금액을 기준주가로 해 할인율 15%를 적용해 정한다. 주가 흐름이 발행가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2차 발행가액은 다음 달 26일을 기산일로 해 확정된다.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중 낮은 금액으로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1차 발행가액이 최종 발행가액이 된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9천억원을 조달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주가가 내려갈 경우엔 최종 조달 규모가 2조9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즉, 1차 발행가액을 반영한 금액이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인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초 2조3000억원 조달 계획을 밝히며 7천억원을 시설자금으로, 나머지 1조6000억원을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2조9000억원으로 조달 규모가 커지자 시설자금은 그대로 두고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을 2조2188억원으로 확대했다.
만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조9000억원을 조달할 경우, 앞선 제3자 배정 유상증자(1조3000억원)와 합해 조달하는 금액이 총 4조2000억원이 된다. 당초 계획했던 3조6000억원을 6000억원 이상 상회하는 금액이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일 대비 4.29% 오른 85만원에 마감했다.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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