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핵심 생산 거점인 현대차 앨라배마공장(HMMA)이 이달 중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HMMA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올라서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트럼프 2.0 체제의 통상 파고를 넘을 채비를 갖추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첨병으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앞두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MMA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서 오는 20일에 창립 20주년 공식 행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 3일에는 20주년을 기념해 임직원과 가족들을 초청해 '감사의 날'(Team Member Appreciation Day) 행사를 하기도 했다. 행사에서는 다양한 참여 이벤트 등의 가족 행사가 진행됐고, 제네시스 모터 아메리카는 앨라배마 주립대에 5만달러(약 7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HMMA는 200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앨라배마주 비영리 단체에 총 1000만달러(140억원)를 기부했다. 지난 2월에는 1400만달러(194억원) 규모의 임직원 대상 신규 케어 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기념해 자신의 사회연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0년 동안 4200명의 팀원과 수천명의 공급업체 직원이 앨라배마주에서 630만대의 차량을 제작했다"며 "HMMA는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지역 사회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지난 2일 크리스 수속 HMMA 최고경영자(CEO)를 북미법인(HMNA) 최고생산책임자(CMO)로 임명하고, 마크 레이더 HMMA 수석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HMMA CEO로 승진시키는 등 북미 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 재정비를 했다.
새로 신설된 CMO는 HMMA와 조지아주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총괄하면서 미국 시장·규제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86년 미시간주 미국기술연구소(HATCI) 설립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으며, 앨라배마 공장은 2005년 양산을 시작하면서 현지 생산의 시작을 알린 중요 거점이다. 연간 생산 능력(케파)는 36만대로 현재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픽업 포함), 싼타페, 제네시스 GV70(전기차 포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기아 조지아 공장, HMGMA 신공장과 함께 트럼프 2.0 체제에서 현지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기아 조지아 공장, HMGMA의 케파는 각각 34만대, 30만대로 현대차그룹은 미국서만 총 11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투싼(픽업 포함), 싼타페의 미 현지 판매량은 현대차 전체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인기 모델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을 회피할 카드로 꼽힌다. 수입차에 대한 중복 관세 제외에도 이달 3일부터 자동차 부품 관세가 부과되는 점은 부담이지만, 전 세계 완성차 브랜드가 공통으로 적용받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기회 요인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4200명) 등 현지 주요 연구개발(R&D) 거점과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 미국서만 직·간접적으로 5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세계 3위, 미국 내 4위 자동차 업체로 우뚝 섰다.
2002년 이후 투자비용만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210억달러(3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무뇨스 CEO는 SNS에서 "HMMA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파워트레인을 갖춘 6가지 모델을 생산한다"며 "이러한 종류의 유연성을 통해 수요에 따라 물량을 조정하고 시장과 규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모범적인 서비스와 고품질 차량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혁신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적응은 우리 DNA의 일부다. 시장이 수요와 가격을 결정하는 만큼 고객과 딜러에게 가능한 한 많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현대차 미 앨라배마 공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3일 현대차 미 앨라배마 공장서 임직원 초청 '감사의 날'(Team Member Appreciation Day) 행사를 열렸다. 현대차 앨라배마 법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일 현대차 미 앨라배마 공장서 임직원 초청 '감사의 날'(Team Member Appreciation Day) 행사에서 영상을 통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