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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서지현 검사 근황 보니…“정치권, ‘이대남’ 표 위해 ‘女 지우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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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내 미투 운동 촉발’ 서지현 前 검사, 정치권 겨냥한 작심 비판글 ‘뒤늦게 화제’
“2시간에 3명씩 스스로 목숨 끊고, 하루 6명씩 직장서 죽어나가는데…정치는 강자들 삶에만 몰두”
“힘 있는 자, 어떤 범죄 저질러도 아무 일 안 일어나…일반 국민은 ‘각자도생’ 내팽개쳐져 있는 나라”
“강력범죄의 90% 이상이 성범죄여도 국가는 피해자에게 어떤 관심도 없어”
‘미투’ 서지현 검사 근황 보니…“정치권, ‘이대남’ 표 위해 ‘女 지우기’ 급급”
서지현 전 검사(사법연수원 33기). <디지털타임스 DB, 서지현 SNS>

검찰 조직 내 성비위를 고발하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전 검사(사법연수원 33기)의 근황이 공개돼 정치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정치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지현 전 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시간에 3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하루 6명씩 직장에서 죽어나가는데, 정치는 강자들의 삶에만 몰두한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서 전 검사는 "힘 있는 자는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일반 국민은 각자도생에 내팽개쳐져 있는 나라에서, 강력범죄의 90% 이상이 성범죄여도 국가는 피해자에게 어떤 관심도 없고, 정치권은 '이대남'(20대 남성) 표를 위해 여성을 지우기에 급급한데,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자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가…"라고 정치권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단지 정치적 사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해자들의 굳건함, 피해자들의 절망 역시 역사가 돼 흐른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의미심장한 문구를 덧붙였다.

서 전 검사는 2개의 언론사 기사 내용을 인용하며 글을 끝맺었다. 첫 번째는 "밀양 성폭행 사건에 대한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해자의 범행과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대가는 누가 치렀나. 법과 제도는 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는지, 부실 수사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 불합리한 판결이 피해자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피해자의 남은 삶이 방기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다음은 "과연 그 수많은 범죄 피해자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국가와 사회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함께 던지는 게 피해자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밀양을 제대로 소환하는 방식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 전 검사는 이외에 별다른 멘트를 남기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정치권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투’ 서지현 검사 근황 보니…“정치권, ‘이대남’ 표 위해 ‘女 지우기’ 급급”
서지현 전 검사(사법연수원 33기).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1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서 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소멸시효의 기산점, 권리남용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1·2심 법원은 서 전 검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 전 검사는 불복,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마찬가지 판단을 내렸다.

서 전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시절 자신을 강제추행하고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보복 인사를 했다며 2018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공무원이었던 안 전 검사장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법령을 위반한 만큼 국가에도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했다. 총 청구금액은 1억원이었다.

안 전 검사장 관련 의혹은 서 전 검사가 2018년 1월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이는 사회 각계의 미투 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서 전 검사는 "2023년에 이 정도 판결밖에 못하는 것이 못내 씁쓸하다. 결국 대법원은 부끄러운 판단을 했다"면서 "곧 뒤집힐 수밖에 없는, 내내 부끄러운 그런 판결로 남을 것이라는 데서 애써 위안을 찾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짙지만 그저 최선을 다한 거라 토닥여본다"며 "저는 여기까지였지만 이후에 올 여성들은 다음 세대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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