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1일 기준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3.64% 증가한 72조441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6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02억원에 비하면 690%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 부문이 흑자전환 하면서 전체 영업이익 개선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DS 부문이 최소 20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제조업 기업의 특성상 고정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시장 업황에 따라 불황기에는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만 반대로 활황기에는 수요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서 뒤쳐져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불식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3E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히자 삼성전자 주가는 20일 5.63% 급등했다.
이후 21일(3.12%)과 26일(2.17%), 28일(1.25%), 29일(1.98%)에도 급등세를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28일 8만800원으로 마감하며 2021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8만전자'를 탈환, 29일(8만2400원)에도 우선은 '굳히기'에 성공한 상태다.
하나증권은 "이달 5일 잠정실적 발표 예정으로 컨센서스 상회 가능성이 높다"며 주간 추천주로 삼성전자를 제시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BM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완화되고 있는 만큼 본연의 업황을 반영한 주가 움직임을 기대한다"며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평균을 하회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은 동종업체 내에서도 돋보인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이 9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은 "그동안 실적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한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실적이 1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확인하는 동시에 하반기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우려 완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려 잡는 분위기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2조원(전년동기 대비 12.9%), 5조4000억원(747.3%)로 추정했다.
류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메모리부문 실적 개선에 기인한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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