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이 원유·천연가스의 처리 및 운반 사업을 영위하는 북미 미드스트림 기업 '듀랑고'(Durango)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다. 최근 에너지와 유통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며 부동산 금융에 주력한 기존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금융은 듀랑고의 주식·채권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 등 3개사가 듀랑고 투자를 위한 전용 펀드를 조성, 해당 회사의 단기 상환사채 및 보통주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 기간은 총 4년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와 별도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약 300억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한다.
메리츠금융은 투자한 채권은 만기 도래 시 리파이낸싱(재융자), 보통주의 경우 대주주인 모건스탠리가 지분 매각 시 동반 매각을 통해 각각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 내부에서는 예상 투자 수익률을 약 10% 안팎으로 추산한다. 또 유가 하락에 대한 헤지와 안정적 현금 흐름 등을 감안하면 투자 리스크는 비교적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2017년 11월 설립된 듀랑고는 미국 텍사스주 우드랜즈에 본사를 둔 미드스트림 업체다. 원유와 천연가스의 처리·운반·판매 등을 맡고 있다. 현재 모건스탠리 펀드가 듀랑고 지분의 98%를 보유하고 있다. 듀랑고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채권 상환 및 가스처리 설비 증대 등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의 이번 투자 건은 비(非)부동산 부문에서 수익원을 발굴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축소해 나가려는 행보로 보인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저금리 기조 속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부동산 금융 관련 사업을 공략해 몸집을 키웠다. 다만, 현재와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는 이런 사업 구조가 '부메랑'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메리츠금융은 최근 홈플러스의 1조3000억원 차입금 리파이낸싱 지원 투자에 나섰다. 또 E1 및 칼리스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 하나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하나파워패키지가 보유한 발전소 3곳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