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지력빌전소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의 해외 대형원전 사업 진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이다. 정부가 원전 산업 복원 및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민간 차원의 해외 원전 수주가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급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약 140억달러(18조7000억원) 규모다.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와의 협상이 끝나는 오는 4월 최종 계약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1~4호기는 노후화로 폐쇄됐으며 현재는 러시아의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만 가동 중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벡텔(Bechtel), 플루어(Fluor) 등 유수의 기업이 참여한 이번 입찰에서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한 유일한 시공사로서, 단독으로 의회승인을 받아 글로벌 톱 원전 시공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시공 경험, 뛰어난 기술력,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회사의 경쟁력에 범 정부 차원의 원전 생태계 복원 결정과 지속적인 K-원전 지원책이 주효했다"면서 "다소 주춤했던 우리 원전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발주가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한 압도적 기록을 잇게 됐으며 지난 2022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사업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시장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탄소중립산업법(NZIA)'까지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첫 SMR 설계 착수하는 등 대형원전 외에도 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대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창원 경남도청에서 14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어 "3조3000억원 규모의 원전 일감과 1조원 규모의 특별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의 주제는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원전 제조를 위한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도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하겠다"며 "원전 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SMR을 포함한 원전산업지원특별법을 제정하고 합리적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금년 중 수립하고 마무리 짓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