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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평이 13억 턱밑까지"… 당황한 은평구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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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상승에 사업성 하락
업계선 비현실적인 책정가 지적
"국평이 13억 턱밑까지"… 당황한 은평구 재개발
서울 은평구 불광5구역 조합. <디지털타임스 DB>

서울 은평구 한 재개발 현장에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일반분양가를 13억원 수준으로 계획한 조합이 나왔다.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반분양가를 높이지 않으면 재개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때문이다. 업계에선 조합이 책정한 일반분양 가격이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불광5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했다. 이 결과 전용 84㎡ 일반분양가는 12억8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계산하면 3.3㎡당 3770만원 수준으로,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가(3.3㎡당 3823만원)와 맞먹는 규모다. 불광5구역 조합이 2년 전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할 당시 계획한 전용 84㎡ 일반분양가는 8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5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불광5구역 재개발은 은평구 불광역 일대에 지상 최고 24층 아파트 32개동·2387가구·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은평구 재개발인 대조1구역·갈현1구역에 비해 도심 접근성이 우수해 은평구 재개발 중 사업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불광5구역 조합이 일반분양가를 크게 높인 것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재개발 비례율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재개발 비례율은 조합원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과 재개발 이후 획득하게 되는 자산 간의 비율을 말한다. 재개발 비례율이 감소하면 조합원은 추가 분담금 지불을 요구받게 된다. 불광5구역이 시공사 입찰을 진행한 지난 2021년 하반기 건설공사비 지수는 121.80에 불과했으나, 올해 3월에는 154.80으로 2년 새 30% 가까이 높아졌다.

업계에선 불광5구역이 책정한 일반분양 가격이 비현실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불광5구역 인근 대장주 아파트 매매 호가가 12억원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은평구 '힐스테이트 녹번역(2021년 준공)' 전용 84㎡ 매매 호가는 11억원 대로 형성돼있다. 저층인 3층 매물은 지난달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은평구 아파트 중 국민평형 분양가가 10억원을 넘긴 사례가 없다는 점도 리스크다. 은평구 역대 최고 분양가 아파트는 지난해 분양된 '역촌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이다. 당시 이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2500여만원 수준이었다. 전용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9억원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평구 재개발 아파트가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수준의 분양가로 시장에 나온다면 완판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합에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보는 시선과는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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