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시간 개편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수석은 "그간 우리 노동시장에서는 주52시간제의 경직성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고, 고용노동부는 연장근로시간의 단위기간을 '월·분기·반기·년' 중 노사 합의를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근로시간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정부안이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고 짚었다.
안 수석은 "정부는 추후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보다 세심하게 귀기울이면서 보완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고용부의 주 69시간 근로제를 포함한 근로시간 유연화 방침에 제동을 건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고용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고용부가 발표한 법안 내용은 상당히 복잡하다. 현실적으로 노사 합의에 따라서 69시간까지 연장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시간에 대해서는 건강권이 가장 중요하다. 노동약자 권익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입법예고가 입법과정에서 국민들 의견 청취를 광범위하게 하고 수정할 것이 있으면 수정하라는 취지로 40일 주어진 것"이라며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정부가 보다 세밀하게 살펴봐서 현장에 더 잘맞을 수 있는 법안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수정안이 나오는 시점에 대해서는 "좋은 제도와 법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봐달라"며 "시간을 못박고 언제까지 만들겠다 하는 것은 보다 세밀하게 현장의견을 듣고 법안을 보완하라는 지시의 취지에 맞지 않다. 급한 것보다 제대로 만드는데, 수정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했다.
현장 목소리를 듣는 대상에 노조가 배제돼 있다는 질문에는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이라고 표현했다"며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이 노동시장 약자 그룹이라서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고용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근로시간 유연화 법안 추진을 재검토하라"며 "MZ세대의 우려를 반영하고, 더 설명하고 더 소통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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