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6일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안인 '제3자 변제'에 대해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법치주의를 깔아뭉게는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어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며 "그런데 이것을 일본 기업 필요 없고 우리 기업이 배상하겠다고 하면 법치주의하고는 안 맞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은 대법원 판결과 상관이 없는데 그것을 제3자를 위해 돈을 내면 정확하게 배임에 해당한다"며 "기업의 입장에서 배임죄"라고 거듭 설명했다.
게다가 "이거를 지시한 사람은 그 기업으로 하여금, 우리 기업으로 하여금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이라며 "정치적으로 삼권분립국가에서 덮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전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이거(제3자 변제)는 장관이랄지 대통령도 법적 책임을 질 수가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그렇다"며 "사법부의 판결을 어떻게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뒤집을 수 있느냐. 사법부의 판결은 영원히 남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는 언급에 대해서도 "두 가지 키워드 문제가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이어 "결단, 결단은 피해자와 국민을 위한 결단일 때 빛을 발하는 거지 일방적으로 손해 보는 결단은 자해"라고 반박했다.
또 "그 다음이 미래, 미래는 당당함이 수반돼야 하는 데, 그냥 비굴함을 포장한 포장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사는 그럴 듯하지만 내용을 뜯어 보면 국민들은 구체적인 내용은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하지만 직관으로 안다"며 "그 본질을, 그렇기 때문에 60%의 국민이 부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16일~17일 이틀간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자존심을 포기한 비정상화이자 외교적 폭주"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잘해 보고 싶은 생각은 있을 텐데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바이든 실언 파동 또 UAE 외교에서의 '이란은 적' 실언과 성격을 달리한다"며 부연했다.
또 "왜냐하면 여기에는 역사 문제가 포함돼 있다"며 "국민들이 갖고 있는, 국민 심장에 남아 있는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역사의식, 이것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여론 조사에 나타난 60%가 부정적이라는 것이 방증한다"고 주장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